내신부는 내제자 - 2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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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유혹 2 ]
상아는 수업이 마치자마자 불이나케 교실을 빠져나왔다. 주위의 모든 것에 신경을 끊고는 오로지
전력을 다해 집으로 집으로 달려간 것이었다. 평소보다 훨씬 늦는 듯한 지하철에 속으로 짜증을
부리며 멀리 집이 보이는 위치에 도착하자 가볍게 가슴이 뛰기까지하는 상아였다.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숨을 몰아쉬던 상아는 이윽고 마음이 좀 진정되자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싶은 상아였다.
동성은 멀리 집이 보이자 더욱 느리게 걸으며 뭉기적거렸다. 그런 동성은 상아뿐 아니라 상아의
가족들을 보기가 미안해서 더욱 그렇게 뭉기적거렸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무한정 시간을 끌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최대한 뭉기적거렸으나 어느듯 동성의 발길은 빌라의 문앞에 이르렀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동성은 어쩔수 없이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는 약간 초조한 심정으로 기다리는 동성의 귀에 의외로 상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머!... 동성이네... 어서 들어와... "
" ........ "
동성은 약간 의외의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자음을 내며 자물쇠가 풀리는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평소에 항상 저녁이 다되서 들어오는 상희인지라 이런 빠른 귀가에 의문을 느끼는 동성
이었다. 현관으로 들어서자 중문이 열린채 상희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동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성은 처음 한 외박으로 인한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힌채 그런 상희에게 고개를 숙였다.
" 후후후... 동성이 다시봐야겠어... 외박을 다하고... 피곤하겠다... 어서 들어와... "
" 죄송합니다... 어제는 술이 너무 취해서... 다시는 이런일이... "
" 괜찮아... 나야 그런 동성이의 새로운 면모에 오히려 남자다움을 느끼는데 뭘!... 어서 들어와 "
" 예... "
상희는 동성에게 말을 하다 변명하듯 말하는 동성에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몸을 비켰다.
그런 상희는 동성에게 은근한 표정을 지어 동성의 얼굴을 더욱 붉게 만드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혹시나 박사장 부인과 얼굴이라도
마주칠까 두려워 서둘러 이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조금은 서두르는 동성의 뒷모습을 보며
상희는 나직히 그러나 똑똑하게 입을 열었다.
" 그런데 말이야... 상아가 무지 화가 난것 같던데... 아침에 씩씩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동성이 너 오늘 조심해야겠더라... 하긴 고년은 성질이 하도 지랄같아서... "
" .......... "
안그래도 걱정이 넘치던 동성은 지나가는 양 툭 던지는 상희의 말에 저도 모르게 몸을 굳혔다.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동성은 갑자기 굳어오는 몸을 주체 못하고
상희에게 등을 보인체 한동안 망부석 마냥 그렇게 서있었다. 상희는 그런 동성의 마음을 읽고는
속으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 후후후... 잘돼간다... 이렇게 상아년의 나쁜점을 자꾸 부각시키면 동성이가 점점 상아년에게서
멀어지겠지... 그러면서 동성이를 은근히 내편으로 끌어드리면... 고년을 고립시키고...
비록 나이는 나보다 좀 어리지만 은근히 매력이 있단 말이야... 데리고 놀기 딱이란 말이야... )
상희는 그런 동성의 뒷모습에 아무도 없으면 팔딱 팔딱 뛸 정도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동성이 자신의 말에 빠져들수록 10년 넘어 당하기만 하던 상희로써는 모든 복수를 한번에 할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한동안 몸을 굳히고 있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돌려 상희를 쳐다보았다. 상희는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다가 별안간
동성이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자 깜짝놀라 얼른 표정을 바꾸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표정을 변화시킨지라 동성은 그런 상희의 표정을 읽지못한채 처량한 표정을
지으며 상희에게 억지미소를 보냈다. 상희는 그런 동성의 씁쓸한 미소에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조금은 가식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런
표정을 짓는 상희였다. 잠시 그렇게 동성에게 동조하는 표정을 짓던 상희는 다시 입을 열었다.
" 휴!... 그렇지만 어쩌겠어... 하여간 최대한 고년의 말에 맞장구를 쳐... 그리고 절대 약점을
잡힐 그런 말은 하지말고... 생각 같아서는 내가 도와주고 싶지만 내 앞가림도 못하니...
미안해... 이렇게 말만 번지르하게 하고 도움이 못되서... "
" 아닙니다... 그렇게 말을 해주는 것 만으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럼 저는 그만 올라가 보겠습니다... "
상희의 말에 동성은 감사함을 표하며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이층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와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침대에 벌렁 몸을 누인 동성은 멍청한 시선으로 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초조함이 물밀듯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동성은 마치 사형수가 형 집행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않은체 상아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잘한다... 반성을 하고 있는가 했더니 코까지 골면서 늘어지게 자고있어?... 이게 진짜 죽을려고
색을 쓰는거야 뭐야?... 너 오늘 진짜 폭우에 땅에 먼지가 펄펄 날리게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래?
나참 기가차서... 이게 신경이 무딘건지... 아니면 날 우습게 보는건지 감이 안잡히네... "
" 어!... 상아야!... "
그렇게 멍하니 누워있다가 피곤으로 인해서인지 깜빡 잠이 들었었나 보았다. 동성은 느닺없이
들려오는 상아의 높은 옥타브를 띤 고함소리에 황급히 눈을 떴다. 두 팔을 허리에 척 걸친채
자신을 노려보는 상아의 모습을 확인한 동성은 아차하는 심정이 되어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다.
불길을 품어내고 있는 상아의 눈을 감히 마주치지 못한채 상아의 이름만을 부르는 동성이었다.
차마 고개를 들어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동성을 말없이 노려보던 상아는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한심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 너!... 왜 사냐?... 그렇게 생각이 없니?... 어떻게 내가 뚜껑이 열린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잠을
잘 생각을 다하냐?... 진짜 너 곰이냐?... 내가 어이가 없어서... "
" 상아야 그게 아니라... 좀 피곤했나봐... 술을... 그래!... 못 마시는 술을 마셨더니 피곤이
안풀려서... 잘못했어... 절대 널 우습게 봐서 그런게 아니야... "
어이가 없어서 연신 콧방귀가 나오는 상아였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려
입이 달도록 자신을 변명했다. 상아는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체 필사적으로 말을 하는 동성을
잠시 노려보다가 책상에 있는 의자를 빼서 동성의 앞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그런 상아의 행동에 동성은 조건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거렸다.
그건 자신도 모르게 일으키는 상아의 주먹에 대한 무의식 중에 일으키는 반응이었다.
" 휴!... 내가 어떻게 해줄까?... 널 어떻게했으면 좋겠니?... 아까 같아서는... 아니 어젯밤...
그리고 아침까지 만해도 널 죽여버릴 생각이었는데... 오면서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널 보니까 다시 어제 내가 가슴 졸인 생각이 되살아나서... "
" 할말없어... 모든일은 내가 잘못한거니까... 오로지 모든걸 니 뜻이 맏길게...
단지 상아 네가 날 오해하지만 말아줬으면할 뿐이야... 내가 할말은 그것 뿐이야... "
" ........... "
" ........... "
상아의 말에 동성은 더 이상 변명을 하지않고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면서 몸을 무방비로 만들었다.
상아는 그런 동성의 말에 뭔가 생각하는 듯 말없이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동성도 두 눈에 간절함을 담은채 말없이 바라보고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서로의 얼굴을 말없이
응시하고 있었을까?... 상아는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어 몇번 눈을 깜빡거리던 상아는 다시 동성의 눈을 조금은 열기를 담은 눈길로 응시햤다.
" 좋아!... 한 가지 만 물어볼께?... 추오도 거짓없이 사실대로 말해야한다... 이게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알았어?... "
" 응!... 뭐든지 물어봐... 사실대로 이야기할께... "
상아는 그래도 은근히 자신의 애인이라 생각하고 있는 동성이 그렇게까지 말을 하자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느끼고는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동성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여는 상아였다.
동성은 많이 누그러진 상아의 어투에 속으로 절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급히 그러나 그런 생각을
숨긴채 말을 했다. 그런 동성의 얼굴에는 누가보아도 믿음이 가는 그런 표정이 짙게 깔려있었다.
" 어제 누구하고 술을 마신거야?... 그리고 어떻게 된건지 하나도 빼놓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내가 듣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있다면 그 때는... "
" 그러니까... 그게... 음!... "
" 뭐야?... 너 지금 소설 쓸려고 하는거야?... 이게 좋게 나가니까... "
" 아니야... 소설은... 사실대로 말할께... 말한다구... "
상아의 느닷없는 말에 동성은 순간적으로 헛점을 찔린 듯 잠시 허둥거렸다.
그냥 몇대 맞고 - 사실 얼마나 맞을지 감도 못잡고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던 동성이었다. -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거라고 싹싹 빌고나서 다시 옛날로 돌아갈수 있을거란 - 그건 동성의 진심이 많이
아주 많이 담겨있었다. 다시는 외박을 할 생각이 없는 동성이었고 또 상아를 사랑이라면 아직 좀
그렇긴 하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동성이였다. - 생각을 했었던 터였으니 더욱 그랬다.
그렇게 동성이 더듬거리자 당장 상아의 눈썹이 치켜올라가며 날카로운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런 상아의 말에 동성은 더욱 허둥거리며 두손을 휘휘저었다.
" 우리 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아가씨하고 마셨어... "
" 뭐?... 다시 말해봐?... 누구하고 마셨다고?... "
" 그게 말이야... 오해하지말고 내말을... 윽!... 컥!... "
" 와!... 요게 죽으려고 환장을 했어요... 뭐라고... 누구와 술을 마시고 외박을 해?... "
동성은 상아의 위협에 앞뒤 제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느정도 마음이 풀어져있던 상아는 속으로 동성의 행동에 웃음까지 머금다가 동성이 허겁지겁
토해내는 말에 잠시 해독이 안되는지 눈을 깜빡이며 동성을 쳐다봤다.
그 순간 동성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급히 그것을 만회하려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미 버스는 떠나간 후였다. 상아의 눈에 살기가 떠오르며 동성이 두 눈 멀쩡하게 뜨고
있으면서 보지도 못할 정도의 속도로 상아의 주먹이 동성의 턱을 쓰다듬고(?) 다시 돌아갔다.
동성은 순간 천지가 노랗게 보이는 것을 느끼면 절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그런 동성을 내려다보며 상아는 두눈에 살기를 띤채 으르릉 거렸다.
상아는 부인하고 싶은 심정으로 혹시나 자신이 잘못 들었지나 않았나 하는 심정이 되었으나 현실은
냉정한 것이었다. 그렇게 심한 배신감에 치를 떨던 상아는 동성을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 상아야!... 오해는 말아라... 아무 일도 절대 아무런 일도 없었어... 단지 이 자리를 만들어준
고마움에 저녁이나 대접하려고... 믿어줘... 그녀가 아니였으면...윽!... "
" 듣기 싫어!... 나쁜 놈!... 난 그래도 널 좋아했는데... 감히 배신을 때려... 그러니까 그 계집
애에게 빠져서 희희닥거린다고 외박을 했단 말이지?... 너 오늘 죽어봐라 맞는다는게 어떤건지
오늘 확실하게 알려주지... 이 나쁜 놈... "
" 상아야... 오해야... 오해... 크윽... 억!... 상아야... "
동성은 그렇게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며 상아의 화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런 모든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고 있었다. 상아는 어느새 두 눈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동성의 말에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동성이 말을 하자 고함을 지르며 동성의 말을 끊는 상아였다.
그렇게 눈물을 가득 담은 눈으로 동성을 보며 주먹을 휘두르던 상아의 눈에서는 어느새 커다란
눈물이 빰을 타고 흘렀다. 처음 진정으로 이성을 사랑한다는 경험이 산산조각 났다는 생각에
너무도 슬픈 상아였다.
" 상아야... 아욱... 오해야... 컥... 맞는건 좋은데... 어이쿠... 오해만은 하지마... 으윽... "
" 듣기싫어... 아무것도 안들을거야... 나쁜 놈... 죽여버릴거야... 흑흑흑... 미워... "
어느새 상아는 흐느끼면서 처음에는 신경을 써서 한대씩 때리던 것이 막무가내로 동성의 몸을
강타하고 있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상아였다. 그렇게 동성을 때리는
상아의 마음은 갈기 갈기 찟어지는 듯했다. 어느새 자신이 동성을 때리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잊은 채 슬픔에 잠겨있는 상아였다. 그렇게 복날 개잡듯 동성을 때리던 상아는 문득 자신의 손을
잡으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이게 무슨 짓이니?... 세상에 어떻게 선생님을 때릴수 있는거니?... 너 제 정신이니?... "
" 누구... 언니!... 흑흑흑... 놔!... 이거 놔!... 저놈은 나쁜 놈이란 말이야... 흑흑흑... "
" 상아야!... 정신차려!... 도대체 뭔일인지 몰라도 이게 뭐야?... "
" 흑흑흑... 언니... "
상아는 자신을 방해하는 손길에 화가 잔뜩 치밀어올라 고개를 팩하고 돌려 그 회방꾼을 노려보다
큰 언니인 상미인것을 발견하자 서러움이 솟아오르는지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상미가 자신을 놓아두지않자 서러운 눈물을 흘리며 상미의 품을 파고들었다.
상미는 그런 상아의 태도에 놀란 표정을 보이다 우선 그런 상아를 달랠 생각으로 등을 토닥였다.
그러면서 흘낏 침대에 나뒹굴고 있는 동성의 얼굴을 살피는 상미였다.
사실 상미가 이렇게 상아의 행동을 재지할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상희의 공이었다.
상아가 학교에서 돌아온 순간부터 상아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던 상희였다. 그런 상희였기에 상아가
자신의 방에다 가방을 팽계치듯 던져놓고 동성의 방으로 들어가자 밖에서 귀를 기울였던 것이었다.
그러다 상아의 말소리가 들리고 이어 동성을 비명이 들리자 상희는 잠시 안절부절 못하다가 삼미를
찾았던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엄마를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지만 잘못하면 일이 커질것 같은
느낌에 그래도 상아가 잘 따르고 말이 먹히는 상미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상희의 생각이 적중하여 상미의 개입으로 일단 상아의 무자비한 구타 행위는 일단락 된
것이었다. 상희는 살짝 열린 문틈으로 안을 살피다 상아가 상미의 품에 안겨 울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금 보이는 틈으로 동성의 모습을 살폈다. 그렇게 상아가 울음을 터트리자 상미는 조금은
엉망이 된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중의 일을 생각하고는 절로 한숨을 내 쉬었다.
"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저렇게 동성이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다니... 너!... 나중에 아빠오면
어쩌려고... 왜 그렇게 생각이 없는거냐?... 아무리 나이가 같아도 니 선생님이야... 선생님 "
" 흑흑흑... 선생님이라니... 아니야... 저런 놈은... 나쁜 놈... 흑흑흑... "
" 누님!... 놔 두세요... 제가 잘못해서 그런거예요... 모든게 제 잘못입니다... 그러니...
상아야! 미안하다... 그러나 이건 알아줘... 절대 니가 생각하는 그런건 없었어...
단지 그 누나가 아니었다면 내가 여기 올수도 없었고, 그리고 널 만날수도 없었을거야...
그래서 널 만나게 해준 그 누나에게 너무 고마워서 그랬던 것 뿐이야... 그것 밖에는 아무것도 "
" 거짓말!... 흑흑흑.... "
동성은 상미의 한숨섞인 말에 늘씬하게 두들겨맞아 쑤시는 몸을 간신히 일으키고는 피를 토하듯
말을 했다. 그런 동성의 의미심장한 말에 그래도 세상을 좀 더 살았다고 뭔가를 느낀 듯 상미는
동성과 자신의 품에 안겨 흐느끼는 상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상아는 계속
흐느끼며 고개를 내저었다. 상미는 잠시 그렇게 두 사람을 쳐다보다 다시 한숨을 쉬며 상아를
품에서 떼어냈다. 이어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다 상아에게 입을 열었다.
" 너희들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지만... 상아!... 너는 말이야 누가 뭐라고 해도...
일단은 대학부터 들어가야할 중대한 일이 있어... 그걸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그런데 널 대학에 보내기위해 여기 들어온 동성이를 함부로 대하다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아 네가 잘못하고 있는거야... 알았니?... "
"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
동성의 말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어느새 어느정도 누그러진 목소리로 그러나 그냥
지나갈수 만은 없다는 듯 나직히 꾸중하는 상미의 말에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혼잣말처럼 입을
여는 상아였다. 그런 상아의 얼굴을 타고 흐르던 눈물은 어느새 그쳐있었으며 슬쩍 슬쩍 동성의
얼굴을 훔쳐보고있었다. 그런 상아의 눈은 자신이 함부로 때려서 엉망인 동성의 얼굴을 보자
안타까움과 후화의 감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 그래도!... 하여간 여기서 끝내... 더 이상하면 언니 진짜 화낸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서 동성이를 때린건 입이 열개라도 변명할 여지가 없어... 알았니?... "
" 씨이!... 알았어... "
" 휴~~우~~ 동성아!... 이 일을... 아빠가 알면 난리가 날텐데... 미안하지만 동성이가 잘 말하면
차마 할말은 아니지만... 그래줄수 있겠어?... 정말 미안하지만 말이야... "
"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모든게 제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인걸요... 격정마세요...
사장님께는 제가 알아서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염려마세요... "
" 역시 남자라서 그런지 다르네... 고마워... 그렇게 이해해주니... 자!... 그럼 좀 씻어...
곧 저녁 식사시간이니까... 그리고 상아는 어서 나가자... 하여간 못말려서... "
상미는 상아를 향해 야단을 친후 동성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어 동성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야기하자 더욱 미안한듯 동성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뒤 미적거리는 상아를 재촉하며 밖으로
나갔다. 상아는 그런 언니의 재촉에 못이겨 따라가며 동성을 힐끔거렸다.
피한다고 했으나 마구잡이로 때리는 상아의 주먹을 완전히 막을 수 없었는지 여기저기 퍼런
멍자국이 있는 동성의 얼굴을 보는 상아는 저도 모르게 미안한 감정에 사로잡혔던 것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상미와 상아가 방을 나서자 쓴 웃음을 지으며 한쪽 벽에 걸린 거울로 다가갔다.
자신이 보기에도 가관인 얼굴이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동성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이만하기 다행이라는 심정을 가지며 욕실로 들어섰다.
그렇게 가볍게 샤워를 하며 욱신거리는 몸을 씻은 동성은 옷을 갈아입고는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어쨋던 저녁은 먹어야하는 동성이었던 것이다. 무슨 소동이 또 벌어질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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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는 수업이 마치자마자 불이나케 교실을 빠져나왔다. 주위의 모든 것에 신경을 끊고는 오로지
전력을 다해 집으로 집으로 달려간 것이었다. 평소보다 훨씬 늦는 듯한 지하철에 속으로 짜증을
부리며 멀리 집이 보이는 위치에 도착하자 가볍게 가슴이 뛰기까지하는 상아였다.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숨을 몰아쉬던 상아는 이윽고 마음이 좀 진정되자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싶은 상아였다.
동성은 멀리 집이 보이자 더욱 느리게 걸으며 뭉기적거렸다. 그런 동성은 상아뿐 아니라 상아의
가족들을 보기가 미안해서 더욱 그렇게 뭉기적거렸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무한정 시간을 끌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최대한 뭉기적거렸으나 어느듯 동성의 발길은 빌라의 문앞에 이르렀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동성은 어쩔수 없이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는 약간 초조한 심정으로 기다리는 동성의 귀에 의외로 상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머!... 동성이네... 어서 들어와... "
" ........ "
동성은 약간 의외의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자음을 내며 자물쇠가 풀리는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평소에 항상 저녁이 다되서 들어오는 상희인지라 이런 빠른 귀가에 의문을 느끼는 동성
이었다. 현관으로 들어서자 중문이 열린채 상희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동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성은 처음 한 외박으로 인한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힌채 그런 상희에게 고개를 숙였다.
" 후후후... 동성이 다시봐야겠어... 외박을 다하고... 피곤하겠다... 어서 들어와... "
" 죄송합니다... 어제는 술이 너무 취해서... 다시는 이런일이... "
" 괜찮아... 나야 그런 동성이의 새로운 면모에 오히려 남자다움을 느끼는데 뭘!... 어서 들어와 "
" 예... "
상희는 동성에게 말을 하다 변명하듯 말하는 동성에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몸을 비켰다.
그런 상희는 동성에게 은근한 표정을 지어 동성의 얼굴을 더욱 붉게 만드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혹시나 박사장 부인과 얼굴이라도
마주칠까 두려워 서둘러 이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조금은 서두르는 동성의 뒷모습을 보며
상희는 나직히 그러나 똑똑하게 입을 열었다.
" 그런데 말이야... 상아가 무지 화가 난것 같던데... 아침에 씩씩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동성이 너 오늘 조심해야겠더라... 하긴 고년은 성질이 하도 지랄같아서... "
" .......... "
안그래도 걱정이 넘치던 동성은 지나가는 양 툭 던지는 상희의 말에 저도 모르게 몸을 굳혔다.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동성은 갑자기 굳어오는 몸을 주체 못하고
상희에게 등을 보인체 한동안 망부석 마냥 그렇게 서있었다. 상희는 그런 동성의 마음을 읽고는
속으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 후후후... 잘돼간다... 이렇게 상아년의 나쁜점을 자꾸 부각시키면 동성이가 점점 상아년에게서
멀어지겠지... 그러면서 동성이를 은근히 내편으로 끌어드리면... 고년을 고립시키고...
비록 나이는 나보다 좀 어리지만 은근히 매력이 있단 말이야... 데리고 놀기 딱이란 말이야... )
상희는 그런 동성의 뒷모습에 아무도 없으면 팔딱 팔딱 뛸 정도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동성이 자신의 말에 빠져들수록 10년 넘어 당하기만 하던 상희로써는 모든 복수를 한번에 할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한동안 몸을 굳히고 있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돌려 상희를 쳐다보았다. 상희는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다가 별안간
동성이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자 깜짝놀라 얼른 표정을 바꾸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표정을 변화시킨지라 동성은 그런 상희의 표정을 읽지못한채 처량한 표정을
지으며 상희에게 억지미소를 보냈다. 상희는 그런 동성의 씁쓸한 미소에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조금은 가식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런
표정을 짓는 상희였다. 잠시 그렇게 동성에게 동조하는 표정을 짓던 상희는 다시 입을 열었다.
" 휴!... 그렇지만 어쩌겠어... 하여간 최대한 고년의 말에 맞장구를 쳐... 그리고 절대 약점을
잡힐 그런 말은 하지말고... 생각 같아서는 내가 도와주고 싶지만 내 앞가림도 못하니...
미안해... 이렇게 말만 번지르하게 하고 도움이 못되서... "
" 아닙니다... 그렇게 말을 해주는 것 만으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럼 저는 그만 올라가 보겠습니다... "
상희의 말에 동성은 감사함을 표하며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이층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와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침대에 벌렁 몸을 누인 동성은 멍청한 시선으로 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초조함이 물밀듯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동성은 마치 사형수가 형 집행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않은체 상아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잘한다... 반성을 하고 있는가 했더니 코까지 골면서 늘어지게 자고있어?... 이게 진짜 죽을려고
색을 쓰는거야 뭐야?... 너 오늘 진짜 폭우에 땅에 먼지가 펄펄 날리게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래?
나참 기가차서... 이게 신경이 무딘건지... 아니면 날 우습게 보는건지 감이 안잡히네... "
" 어!... 상아야!... "
그렇게 멍하니 누워있다가 피곤으로 인해서인지 깜빡 잠이 들었었나 보았다. 동성은 느닺없이
들려오는 상아의 높은 옥타브를 띤 고함소리에 황급히 눈을 떴다. 두 팔을 허리에 척 걸친채
자신을 노려보는 상아의 모습을 확인한 동성은 아차하는 심정이 되어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다.
불길을 품어내고 있는 상아의 눈을 감히 마주치지 못한채 상아의 이름만을 부르는 동성이었다.
차마 고개를 들어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동성을 말없이 노려보던 상아는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한심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 너!... 왜 사냐?... 그렇게 생각이 없니?... 어떻게 내가 뚜껑이 열린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잠을
잘 생각을 다하냐?... 진짜 너 곰이냐?... 내가 어이가 없어서... "
" 상아야 그게 아니라... 좀 피곤했나봐... 술을... 그래!... 못 마시는 술을 마셨더니 피곤이
안풀려서... 잘못했어... 절대 널 우습게 봐서 그런게 아니야... "
어이가 없어서 연신 콧방귀가 나오는 상아였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려
입이 달도록 자신을 변명했다. 상아는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체 필사적으로 말을 하는 동성을
잠시 노려보다가 책상에 있는 의자를 빼서 동성의 앞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그런 상아의 행동에 동성은 조건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거렸다.
그건 자신도 모르게 일으키는 상아의 주먹에 대한 무의식 중에 일으키는 반응이었다.
" 휴!... 내가 어떻게 해줄까?... 널 어떻게했으면 좋겠니?... 아까 같아서는... 아니 어젯밤...
그리고 아침까지 만해도 널 죽여버릴 생각이었는데... 오면서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널 보니까 다시 어제 내가 가슴 졸인 생각이 되살아나서... "
" 할말없어... 모든일은 내가 잘못한거니까... 오로지 모든걸 니 뜻이 맏길게...
단지 상아 네가 날 오해하지만 말아줬으면할 뿐이야... 내가 할말은 그것 뿐이야... "
" ........... "
" ........... "
상아의 말에 동성은 더 이상 변명을 하지않고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면서 몸을 무방비로 만들었다.
상아는 그런 동성의 말에 뭔가 생각하는 듯 말없이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동성도 두 눈에 간절함을 담은채 말없이 바라보고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서로의 얼굴을 말없이
응시하고 있었을까?... 상아는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어 몇번 눈을 깜빡거리던 상아는 다시 동성의 눈을 조금은 열기를 담은 눈길로 응시햤다.
" 좋아!... 한 가지 만 물어볼께?... 추오도 거짓없이 사실대로 말해야한다... 이게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알았어?... "
" 응!... 뭐든지 물어봐... 사실대로 이야기할께... "
상아는 그래도 은근히 자신의 애인이라 생각하고 있는 동성이 그렇게까지 말을 하자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느끼고는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동성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여는 상아였다.
동성은 많이 누그러진 상아의 어투에 속으로 절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급히 그러나 그런 생각을
숨긴채 말을 했다. 그런 동성의 얼굴에는 누가보아도 믿음이 가는 그런 표정이 짙게 깔려있었다.
" 어제 누구하고 술을 마신거야?... 그리고 어떻게 된건지 하나도 빼놓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내가 듣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있다면 그 때는... "
" 그러니까... 그게... 음!... "
" 뭐야?... 너 지금 소설 쓸려고 하는거야?... 이게 좋게 나가니까... "
" 아니야... 소설은... 사실대로 말할께... 말한다구... "
상아의 느닷없는 말에 동성은 순간적으로 헛점을 찔린 듯 잠시 허둥거렸다.
그냥 몇대 맞고 - 사실 얼마나 맞을지 감도 못잡고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던 동성이었다. -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거라고 싹싹 빌고나서 다시 옛날로 돌아갈수 있을거란 - 그건 동성의 진심이 많이
아주 많이 담겨있었다. 다시는 외박을 할 생각이 없는 동성이었고 또 상아를 사랑이라면 아직 좀
그렇긴 하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동성이였다. - 생각을 했었던 터였으니 더욱 그랬다.
그렇게 동성이 더듬거리자 당장 상아의 눈썹이 치켜올라가며 날카로운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런 상아의 말에 동성은 더욱 허둥거리며 두손을 휘휘저었다.
" 우리 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아가씨하고 마셨어... "
" 뭐?... 다시 말해봐?... 누구하고 마셨다고?... "
" 그게 말이야... 오해하지말고 내말을... 윽!... 컥!... "
" 와!... 요게 죽으려고 환장을 했어요... 뭐라고... 누구와 술을 마시고 외박을 해?... "
동성은 상아의 위협에 앞뒤 제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느정도 마음이 풀어져있던 상아는 속으로 동성의 행동에 웃음까지 머금다가 동성이 허겁지겁
토해내는 말에 잠시 해독이 안되는지 눈을 깜빡이며 동성을 쳐다봤다.
그 순간 동성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급히 그것을 만회하려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미 버스는 떠나간 후였다. 상아의 눈에 살기가 떠오르며 동성이 두 눈 멀쩡하게 뜨고
있으면서 보지도 못할 정도의 속도로 상아의 주먹이 동성의 턱을 쓰다듬고(?) 다시 돌아갔다.
동성은 순간 천지가 노랗게 보이는 것을 느끼면 절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그런 동성을 내려다보며 상아는 두눈에 살기를 띤채 으르릉 거렸다.
상아는 부인하고 싶은 심정으로 혹시나 자신이 잘못 들었지나 않았나 하는 심정이 되었으나 현실은
냉정한 것이었다. 그렇게 심한 배신감에 치를 떨던 상아는 동성을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 상아야!... 오해는 말아라... 아무 일도 절대 아무런 일도 없었어... 단지 이 자리를 만들어준
고마움에 저녁이나 대접하려고... 믿어줘... 그녀가 아니였으면...윽!... "
" 듣기 싫어!... 나쁜 놈!... 난 그래도 널 좋아했는데... 감히 배신을 때려... 그러니까 그 계집
애에게 빠져서 희희닥거린다고 외박을 했단 말이지?... 너 오늘 죽어봐라 맞는다는게 어떤건지
오늘 확실하게 알려주지... 이 나쁜 놈... "
" 상아야... 오해야... 오해... 크윽... 억!... 상아야... "
동성은 그렇게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며 상아의 화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런 모든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고 있었다. 상아는 어느새 두 눈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동성의 말에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동성이 말을 하자 고함을 지르며 동성의 말을 끊는 상아였다.
그렇게 눈물을 가득 담은 눈으로 동성을 보며 주먹을 휘두르던 상아의 눈에서는 어느새 커다란
눈물이 빰을 타고 흘렀다. 처음 진정으로 이성을 사랑한다는 경험이 산산조각 났다는 생각에
너무도 슬픈 상아였다.
" 상아야... 아욱... 오해야... 컥... 맞는건 좋은데... 어이쿠... 오해만은 하지마... 으윽... "
" 듣기싫어... 아무것도 안들을거야... 나쁜 놈... 죽여버릴거야... 흑흑흑... 미워... "
어느새 상아는 흐느끼면서 처음에는 신경을 써서 한대씩 때리던 것이 막무가내로 동성의 몸을
강타하고 있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상아였다. 그렇게 동성을 때리는
상아의 마음은 갈기 갈기 찟어지는 듯했다. 어느새 자신이 동성을 때리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잊은 채 슬픔에 잠겨있는 상아였다. 그렇게 복날 개잡듯 동성을 때리던 상아는 문득 자신의 손을
잡으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이게 무슨 짓이니?... 세상에 어떻게 선생님을 때릴수 있는거니?... 너 제 정신이니?... "
" 누구... 언니!... 흑흑흑... 놔!... 이거 놔!... 저놈은 나쁜 놈이란 말이야... 흑흑흑... "
" 상아야!... 정신차려!... 도대체 뭔일인지 몰라도 이게 뭐야?... "
" 흑흑흑... 언니... "
상아는 자신을 방해하는 손길에 화가 잔뜩 치밀어올라 고개를 팩하고 돌려 그 회방꾼을 노려보다
큰 언니인 상미인것을 발견하자 서러움이 솟아오르는지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상미가 자신을 놓아두지않자 서러운 눈물을 흘리며 상미의 품을 파고들었다.
상미는 그런 상아의 태도에 놀란 표정을 보이다 우선 그런 상아를 달랠 생각으로 등을 토닥였다.
그러면서 흘낏 침대에 나뒹굴고 있는 동성의 얼굴을 살피는 상미였다.
사실 상미가 이렇게 상아의 행동을 재지할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상희의 공이었다.
상아가 학교에서 돌아온 순간부터 상아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던 상희였다. 그런 상희였기에 상아가
자신의 방에다 가방을 팽계치듯 던져놓고 동성의 방으로 들어가자 밖에서 귀를 기울였던 것이었다.
그러다 상아의 말소리가 들리고 이어 동성을 비명이 들리자 상희는 잠시 안절부절 못하다가 삼미를
찾았던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엄마를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지만 잘못하면 일이 커질것 같은
느낌에 그래도 상아가 잘 따르고 말이 먹히는 상미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상희의 생각이 적중하여 상미의 개입으로 일단 상아의 무자비한 구타 행위는 일단락 된
것이었다. 상희는 살짝 열린 문틈으로 안을 살피다 상아가 상미의 품에 안겨 울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금 보이는 틈으로 동성의 모습을 살폈다. 그렇게 상아가 울음을 터트리자 상미는 조금은
엉망이 된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중의 일을 생각하고는 절로 한숨을 내 쉬었다.
"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저렇게 동성이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다니... 너!... 나중에 아빠오면
어쩌려고... 왜 그렇게 생각이 없는거냐?... 아무리 나이가 같아도 니 선생님이야... 선생님 "
" 흑흑흑... 선생님이라니... 아니야... 저런 놈은... 나쁜 놈... 흑흑흑... "
" 누님!... 놔 두세요... 제가 잘못해서 그런거예요... 모든게 제 잘못입니다... 그러니...
상아야! 미안하다... 그러나 이건 알아줘... 절대 니가 생각하는 그런건 없었어...
단지 그 누나가 아니었다면 내가 여기 올수도 없었고, 그리고 널 만날수도 없었을거야...
그래서 널 만나게 해준 그 누나에게 너무 고마워서 그랬던 것 뿐이야... 그것 밖에는 아무것도 "
" 거짓말!... 흑흑흑.... "
동성은 상미의 한숨섞인 말에 늘씬하게 두들겨맞아 쑤시는 몸을 간신히 일으키고는 피를 토하듯
말을 했다. 그런 동성의 의미심장한 말에 그래도 세상을 좀 더 살았다고 뭔가를 느낀 듯 상미는
동성과 자신의 품에 안겨 흐느끼는 상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상아는 계속
흐느끼며 고개를 내저었다. 상미는 잠시 그렇게 두 사람을 쳐다보다 다시 한숨을 쉬며 상아를
품에서 떼어냈다. 이어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다 상아에게 입을 열었다.
" 너희들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지만... 상아!... 너는 말이야 누가 뭐라고 해도...
일단은 대학부터 들어가야할 중대한 일이 있어... 그걸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그런데 널 대학에 보내기위해 여기 들어온 동성이를 함부로 대하다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아 네가 잘못하고 있는거야... 알았니?... "
"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
동성의 말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어느새 어느정도 누그러진 목소리로 그러나 그냥
지나갈수 만은 없다는 듯 나직히 꾸중하는 상미의 말에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혼잣말처럼 입을
여는 상아였다. 그런 상아의 얼굴을 타고 흐르던 눈물은 어느새 그쳐있었으며 슬쩍 슬쩍 동성의
얼굴을 훔쳐보고있었다. 그런 상아의 눈은 자신이 함부로 때려서 엉망인 동성의 얼굴을 보자
안타까움과 후화의 감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 그래도!... 하여간 여기서 끝내... 더 이상하면 언니 진짜 화낸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서 동성이를 때린건 입이 열개라도 변명할 여지가 없어... 알았니?... "
" 씨이!... 알았어... "
" 휴~~우~~ 동성아!... 이 일을... 아빠가 알면 난리가 날텐데... 미안하지만 동성이가 잘 말하면
차마 할말은 아니지만... 그래줄수 있겠어?... 정말 미안하지만 말이야... "
"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모든게 제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인걸요... 격정마세요...
사장님께는 제가 알아서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염려마세요... "
" 역시 남자라서 그런지 다르네... 고마워... 그렇게 이해해주니... 자!... 그럼 좀 씻어...
곧 저녁 식사시간이니까... 그리고 상아는 어서 나가자... 하여간 못말려서... "
상미는 상아를 향해 야단을 친후 동성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어 동성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야기하자 더욱 미안한듯 동성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뒤 미적거리는 상아를 재촉하며 밖으로
나갔다. 상아는 그런 언니의 재촉에 못이겨 따라가며 동성을 힐끔거렸다.
피한다고 했으나 마구잡이로 때리는 상아의 주먹을 완전히 막을 수 없었는지 여기저기 퍼런
멍자국이 있는 동성의 얼굴을 보는 상아는 저도 모르게 미안한 감정에 사로잡혔던 것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상미와 상아가 방을 나서자 쓴 웃음을 지으며 한쪽 벽에 걸린 거울로 다가갔다.
자신이 보기에도 가관인 얼굴이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동성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이만하기 다행이라는 심정을 가지며 욕실로 들어섰다.
그렇게 가볍게 샤워를 하며 욱신거리는 몸을 씻은 동성은 옷을 갈아입고는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어쨋던 저녁은 먹어야하는 동성이었던 것이다. 무슨 소동이 또 벌어질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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