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부는 내제자 - 5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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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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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 54부 >
[ 사랑의 여로 1 ]
즐거운 여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그것도 어떤 기대감을 가진체 하는
여행이라면 즐겁지 않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가벼운 스킨쉽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남들의 눈치를 보며 웃고 속삭이며, 그러다 주위에 신경을
쓰며 수시로 키스를 주고 받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거운 기분이 되었던
두 사람은 어느새 열차가 부산의 구포에 도착하자 서둘러 열차에서 내렸다.
KTX의 개통에 맞추어 새로 단장한 역사는 현대식 건물의 깨끗함과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동성은 상미의 손을 꼭 잡은체 역사를 빠져나왔다.
부산에 붙어있는 김해가 고향인지라 가까운 구포역에 내린 두 사람이었다.
역사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채 아직도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서울과는 달리 온화한 기온을
보이는 남부지방의 기온을 잠시 만끽하는 두 사람이었다.
" 김해... 김해... "
그런 두 사람의 여행자 차림을 감지한 택시 호객꾼이 접근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까 잠시 망설이고 있던 동성인지라 그런 호객꾼의 접근에 상미의 얼굴을
쳐다봤다. 상미는 그런 동성에게 마음대로 하라는 눈짓을 했다.
어짜피 동성의 고향이고 자신은 지리도 모르니 모든것을 동성에게 맞기는 상미였다.
설사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해도 모든 것을 동성에게 맞기고 순종했을 상미였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눈짓에 잠시 갈등하다 상미를 편하게 해주려고 마음 먹었다.
잠시 실강이가 벌어진 뒤 동성과 상미는 대형차를 택시로 만든 차에 올랐다.
동성은 차가 출발하고 이어 구포대교를 지나자 거의 일년만에 형 내외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매달 질색을 하는 형의 전화를 받으면서도 과외비의 거의 80%를
붙였던 동성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 형에게 받은 사랑을 대신할수는 없다는 생각인 동성이었다.
더군다나 박사장의 호의에 의해 적지않는 돈이 수중에 있고 또 목돈으로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을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고 그럼으로 인해 더욱 형 내외를 보고싶은 동성이었다.
" 동성이는 마음이 설래이나 봐?... 얼굴이 상기되고 생각에 잠기니... "
" 아!... 미안합니다. 누나!... 사실 거의 일년만에 만난다는 생각을 하니까...
잠시 누나에게 소흘했네요... 그런데 누나도 만나보면 알겠지만 정말 좋은 분들이예요...
비록 가진건 없지만 법없이도 살 분들입니다. 게다가 어려서 부모님을 여원 절 동생이 아니라
아들처럼 키워주신 분들인지라... "
" 훗!... 괜찮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단지 동성이가 좀 흥분한 듯 해서...
그리고 가난하다고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잖아... 게다가 이렇게 동성이를 훌륭하게 키우신 분
들이니 말안해도 훌륭한 분들일거야... 기대되는데... "
" 그렇지만 조금은 실망할지 몰라요... 전형적인 소시민이니까요... "
생각에 잠겨있던 동성은 잠시 상미에게 소흘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상미는 그런 동성에게 신경쓰지 말라는 듯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포근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이미 상미를 형 내외에게 인사시키기로 결정한 두 사람이었기에 상미도 은근히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싣고 차는 일로 김해로 향했다.
" 어머!... 이게 낙동강인가?... 마치 한강 다리를 지나가는 것 같아... 멋있어... "
" 예! 낙동강이예요... 이 다리를 지나면 금방 김햅니다. 부산과 붙어있는 소 도시죠...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말입니다... 다른 경남지역으로 가기도 편해요... "
상미가 낙동강을 보며 감탄을 터트리자 동성은 그런 상미의 얼굴을 홀린듯 바라보며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김해에 대해 설명을 했다. 하긴 상미는 김해 공항에 수십번도 더 비행한 경력이 있는
지라 낙동강 정도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동성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사랑은 알고 있는 사실도 새롭게 만드는 힘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얼마를 더 달린후 두 사람은 동성의 형 집앞에 도착했다.
동성은 상미를 안내해서 조금은 지저분한 오래된 가옥들이 밀집되어 있는 골목을 이리저리 돌았다.
이윽고 별로 표시나지 않는 빛바랜 나무 대문 앞에 선 동성은 조금은 흥분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누나! 여기가 제가 나고 자란 집입니다. 너무 초라하죠... "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행여 그런 소리마... "
" 그렇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과 추억이 간직되어있는 곳입니다. 너무나 소중한... "
" 음!... 그렇겠네... 그럼 더욱 그런 소리를 말아야지... "
동성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대문과 담벼락을 훑어보는 상미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이어 동성은 긴 심호흡을 하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어 누군가 안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 중년의 조금은 거친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누구요?... "
" 접니다... 동성입니다... "
" 동성이?... 동성이냐?... 어서와라... "
천천히 대문으로 다가오며 말을 꺼냈던 목소리의 주인은 흥분된듯한 동성의 말에 갑자기 급박한
걸음 소리를 내며 경상도 사투리를 내뱉았다.
그런 그의 목소리는 반가움과 정이 듬뿍 들어있었다.
이어 대문이 열리며 동성과 비슷한 분위기의 그러나 들은 나이보다 몇살 더 위로 볼 중년인이
모습을 보였다. 그는 동성을 보자 잠시 동성의 얼굴을 살피다 말없이 동성을 껴안았다.
그런 그의 행동은 진한 애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런 형의 행동에 동성도 말없이 마주 껴안아 갔다.
" 어서 와라...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냐?... 오늘 마침 일이 없어서 쉬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일이라도 나갔으면 어쩔뻔했냐?... 녀석도... 그래 건강하지?... "
" 예!... 건강하다 못해 펄펄 날아다닐 지경이예요... 일 나가셨으면 철공소로 찾아가면 되지 뭐가
걱정이예요?... 하하하... 참! 여기는 상미씨라고... 제가 가정교사를 하던 집에... "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박 상미라고 합니다... "
" 어이쿠! 손님이 계셨네요... 이런 실례가... 어서 어서 들어가세요... 내 정신하고는... "
형의 가벼운 질책에 동성은 머리를 긁적이다 옆에 얌전히 서있는 상미를 형에게 소개했다.
동성의 형도 그런 동생의 말에 그제서야 상미를 발견하고 그 엄청난 미모에 순간적으로 놀라다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는 상미와 동성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그런 동성의 형은 그렇게 두 사람을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면서도 힐끔 힐끔 상미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듯 훔쳐보는 것이었다.
" 누가 왔어요?... 어머!... 도련님!... 연락도 없이 어떻게... "
" 형수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방학인지라 이렇게... "
" 어허!... 마누라가 먼길 온 사람을 이렇게 세워둘 생각이야... 어서 안으로 들게하지않고?... "
" 참 내 정신 좀 봐!... 어서 어서 들어와요... "
그렇게 세 사람이 마당을 가로지르는데 현관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나왔다. 동성의 형수였다.
형수는 남편이 나간지 좀 되었는데 들어오지 않자 궁금한 듯 나온 모양이었다.
혼자말 처럼 그렇게 중얼거리며 현관문을 반쯤 열고 고개를 삐죽이 내밀던 형수는 동성을 발견하자
호들갑스럽게 고함치듯 소리를 질렀다. 그런 형수에게서 새삼스럽게 집에 돌아왔음을 느낄수 있던
동성은 그런 형수에게 자신도 조금 큰소리를 말을 했다.
형수는 잠시 못믿겠다는 눈초리로 동성을 바라보다 얼른 몸을 비켜 동성과 상미를 집안으로 들였다.
그렇게 몸을 비켜 세 사람을 들어오게 하는 동서의 형수도 형과 다를 바 없이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의 상미를 보며 의문스러운 눈빛이 되었다. 조금은 정신이 없는 마치 듣기만 한다면 싸운다고
오해할수도 있을 정도의 괄괄한 음성에 가볍게 놀라고 있던 상미였다.
더군다나 자신에게 기이한 눈빛을 던지는 동성의 형 내외에게 조금은 부담감을 가지는 상미였다.
상미는 그런 동성의 형 내외에게 살짝 목례를 하며 동성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 삼촌!... "
" 삼촌!... 보고싶었어... "
다시 한번 소란이 벌어졌다. 동성과 상미가 응접실이라고 부르기는 뭣한 좁은 마루로 올라서자
동성을 발견한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보이는 두 사내애가 동성을 부르며 매달리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들이 뛰듯이 달려들자 함박미소를 지으며 두 아이를 끌어 안았다.
이어 잠시 두 아이에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동성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리고 정이 넘치는 광경에 상미는 마냥 포근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물론 동성의 내외도 예외가 아니었다.
" 이녀석들아!... 그만 떨어져라... 삼촌 피곤한데... "
" 얘이... 삼촌하고 더 놀고 싶은데... "
" 그래 얼마만에 만나는데... 아빠는 괜히 그래... "
" 놔 두세요... 하나도 피곤하지않아요... "
" 그래도 그런게 아니야... 어서들 공부나해라... 방학하고 공부라고는 하지도 않고 놀기만하니...
그래가지고 어떻게 삼촌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어?... 어서들 너희방에 가!... "
" 아빠는... "
" 순 독재자... "
두 아이는 불만을 토로하며 어쩔수 없다는 듯 한쪽 방문을 열고 사라졌다.
그런 두 아이의 모습에 동성과 상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그런 상미에게 미안한 듯 동성의 형수는 푸념하듯 입을 여는 것이었다.
" 정신이 없죠?... 사내애만 둘이다 보니 시끄럽기만하고... 모처럼 손님이 오셨는데...
정말 미안해요... 그런데 어떻게 되시는지?... "
" 아!... 형수님 여기는 상미씨라고 제가 가정교사를 하던 집에... "
" 그럼 이분이 도련님이 가르친!?... "
" 아닙니다 형수님!... 걔는 상아라고 하고 여기는 그 학생의 언니인 상미씨라고... "
" 예?!~~~ "
형수는 미안한 표정으로 상미에게 말을 하다 아까부터 궁금했다는 듯 은근 슬쩍 상미의 정체를
물어왔다. 그런 형수에게 동성은 설명하듯 말을 했고 그런 말을 오해하자 동성은 조금은 황급한
말투로 형수의 오해를 정정해 주었다. 그러나 그런 동성의 수고는 형수에게 더욱 알수 없는 사실을
안겨준 결과 밖에는 안되었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럴것이 가르친 학생도 아니고 그 언니라니...
상아가 동성과 동갑내기인것은 모두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 언니라면 연상이고 또 그런 언니와
같이 집에 까지온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 그럼 그렇지 생각보다 어려보이긴 해도 아무래도 도련님보다는 나이가 들어보이는데...
그런데 두 사람이 어떤 관계지?... 이렇게 집에까지 소개하듯 데리고 오다니... 설마... )
여인의 눈치는 번개불보다 빠르다고 했던가?... 아니 굳이 여인이라고 지칭할 것도 없었다.
여인을 그것도 같은 지역도 아니고 천리나 떨어진 곳에 같이 와서 소개를 시킨다는 것은 누가봐도
둘 사이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생각하기에 딱이었던 것이다.
동성은 야릇한 상상을 하는 듯한 형 내외의 눈길에 잠시 얼굴을 붉혔다.
그런 동성은 다음 순간 두 사람에게 변명하듯 입을 열었다.
" 상미누나가 여기온것은 다른게 아니고 여행을 하려고 그런겁니다. 겨울 바다가 보고싶고...
그런데 마땅히 같이 갈 사람도 없어서 제가 집에 오는길에 겸사 겸사해서 같이 왔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 근처 지리는 잘아는 지라... 그러니 다른 오해는... "
" 오해는 무슨... 어쨌던 잘왔어요... 누추하지만 편히 쉬세요... "
" 감사합니다. 그럼 폐를 끼치겠습니다. "
간신히 수습되었다는 생각에 속으로 한숨을 돌리는 동성이었다.
그러나 그건 동성의 생각이었다. 동성의 형 내외는 어딘지 모르게 허둥거리는 동생의 태도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은근한 눈길을 주고 받는 것이었다. 그것은 부부만의 눈짓 언어였다.
동성의 말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묻고 또 동성에서 왠지모를 허점을 발견한 그런 눈빛이었다.
각설하고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이윽고 오랫만에 만난 동생과 어쩌면 동서가 될지도
모를 상미를 위해 외식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런 시도는 오랫만에 집에 돌아와서 형수의 손으로 만들어주는 밥을 먹고싶다는 동성에
의해 무산되었다. 덕분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외식에 들떠있던 조카들에게 음으로 양으로 원망을
들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건 동성이 오랜만에 만난 조카인지라 그들로써는 거금인 일금
십만원 씩을 줌으로써 가볍게 잠재웠지만 말이다.
동성의 주장에 형수는 측은한 기색을 보이다 서둘러 장을 보러나갔고 그동안 동성과 상미는 김해에
있는 문화재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는 시내에 있는 수로왕릉으로 간 두사람이었다.
" 어때요?... 생각보다 초라하죠... 그리고 형님 내외도 그저 그렇고 그렇죠?... "
" 물론 우리집과 비교하면 그럴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포근한 마치 고향에 온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어... 특히 불쑥 찾아온 날 조금도 경계하지않고 따뜻하게 맞아준 형님 내외
분은 더욱 따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
평일이고 날이 좀 추운 때문인지 인적이 드문 수로왕릉 경내를 거닐며 조금은 부끄러운 기분으로
말을 건내는 동성에게 상미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투로 자신의 감상을 말했다.
물론 예의 바르고 착한 상미인지라 조금은 과장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지만 어쨋던 마음을 써
주는 상미의 말에 동성은 더욱 상미에게 사랑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 누나! 누나도 배웠으니까 알겠죠?... 김수로왕과 왕비의 전설을... 멀리 아유타국에서 부처님의
계시 하나만 믿고 수천리 뱃길을 따라 이곳 김해까지 온 전설을... 제가 생각하기에 그건 사랑이
있으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
" 응?... 그래 아름다운 이야기지... 마치 동화속의 이야기처럼... "
" 누나!... 사랑해요... "
" 나도... 나도 동성이를 사랑해... "
잠시 말없이 수로왕릉을 거닐던 동성은 문득 생각난 듯 걸음을 멈추고는 상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이어 수로왕릉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가 이어지며 동성의 말은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그것에 전염되었는가?... 동성의 말에 상미도 살짝 얼굴을 붉히며 몽롱한 눈빛이
되었다. 자신의 말에 수궁하는 얼굴을 살며시 붉힌채 몽롱한 눈빛이 된 너무나 아름다운 상미의
모습에 동성은 절로 가슴이 소년처럼 뛰었다. 다음 순간 동성은 부푼 가슴을 참지못하고 상미를
가만히 끌어안았다. 그런 동성에게 상미는 조금의 저항도 없이 안겨들었다.
서로의 입에서 사랑의 말이 흘러나왔다. 다음 순간 둘의 입술이 한치의 빈틈도 없이 붙어버렸다.
그렇게 조용한 수로왕릉 경내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두 사람이었다.
이미 본거지가 된 서울을 떠난 동성은 말할것도 없고 멀리 김해까지 처음 자신의 순결을 준 동성과
함께라는 생각에 상미도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들떴는지 동성에게 능동적으로 호응을 했다.
그렇게 한동안 서로의 입술을 정신없이 탐하던 두 사람은 문득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떨어졌다. 이 겨울에 현장학습이라도 나온건지 그야말로 노란 병아리라고 해도 될 어린
유아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 어머 귀여워라... 너무들 예뻐... "
" 그렇네요... 너무들 귀엽네요... "
잠시 두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곧 그 애들을 바라보던 상미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오며 그에 호응하는 동성의 말에 부끄러운 어색함은 금세 사라져버렸다.
뭔가 갈구하는 듯한 상미의 눈빛을 보며 동성은 포근한 심정이 되었다.
이어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잠시 더 경내를 거닐다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오니 벌써 시장을 봐 왔는지 형수는 주방에서 음식 재료를 다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동성의 형수를 보자 상미는 뭔가 도우려고 했으나 손님이라며 극구 말리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동성의 옆에 그냥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잠자리가 불편해서 어쩔지 모르겠네요... 아가씨는 전에 도련님이 쓰시던 방에서 주무시고...
도련님은 오랫만에 만났는데 형님과 주무세요... "
" 그럼 형수님은?... "
" 저는 애들하고 같이 자면 되요... "
" 불편하실텐데요... "
" 하룬걸요... "
그렇게 준비된 식사를 하고 어느듯 밤이 깊어지자 형수는 잠자리를 봤다.
방이 세개인지라 동성이 서울로 가고나서 두 조카가 그 동안 제각기 방을 하나씩 사용했던가 봤다.
형수가 마련해준 잠자리를 확인하러 거의 일년만에 들어간 자신의 방은 어느새 조카의 책들과
물품으로 가득차 있었다. 물론 그것이 조금도 동성에게는 섭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상미의 잠자리를 확인한 동성은 안방으로 향했다.
두개의 이불이 깔려있고 한쪽에는 저녁에 마신 술이 좀 취하는지 형이 누워있었다.
동성은 그런 형을 잠시 바라보다 비어있는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그렇게 어색한 침묵을 유지하던 방안은 형의 조금은 거친
듯한 저음에 깨어졌다.
" 그래 공부는 잘되고?... "
" 예!... 이번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
" 그래!...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했는데 정말 장하구나... "
" 그런 말씀 마세요... 이게 다 형님과 형수님 덕분입니다... 그런데 형님?... "
" 뭐니?... 뭐든지 주저말고 말해라... "
" 요즘 일거리가 없는가 봅니다... 오늘도 일하러 안나가시고... 어려우세요?... "
" .......... "
형의 말에 동성은 사실대로 이야기하였고 그런 동성이 자랑스러운 듯 어두움 속에서 동성을
바라보려는지 형이 몸을 돌리는 소리가 어렴풋한 실루엣을 보이며 들려왔다.
동성은 그런 형에게 주저하며 형의 근황을 물었다.
잠시 형은 입을 다물며 침묵을 지켰다. 동성은 그런 형의 대답을 기다리며 어두움 속에서 형을
바라보았다. 그런 동성의 눈길을 느꼈음인가?...
" 요즘 약간 경기가 안좋아서... 그렇다고 니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오늘 마침 납품할 것을 모두 마쳐서 하루 쉬는거야... 아무 걱정할 것 없다. "
" ......... "
형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밝은 음성으로 입을 열어 동성의 걱정을 불식 시키려는 듯 말했다.
그러나 그런 형의 말에서 동성은 형의 일이 어렵다는 것을 직감할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동성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 발작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이어 벽을 더듬어 불을 켰다. 갑작스럽게 밝혀진 불은 두 사람의 눈을 부시게 만들었다.
잠시 눈부심으로 인해 눈이 적응 할때까지 기다리던 동성은 벽에 걸려있는 자신의 저고리에서 미리
준비한 것을 꺼냈다. 그런 갑작스런 동생의 행동에 형은 놀란듯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형님! 달리 생각하지마시고 이걸 받으세요... "
" 이건... 통장이 아니냐?... 이걸 왜 내게?... "
" 별거 아니예요... 가르치던 상아를 대학에 무사히 넣었다고 사장님께서 보너스로 주신겁니다.
다른 일을 하시던지 살림에 보태던지 하세요... "
" 허!... 이런 일이... 내가 무능해서 어린 네게... 마음은 고맙지만 이건 못본걸로 하겠다...
그러니 어서 넣고 잠이나 자자... "
" 형님!... 지금까지 키워주시고 공부시켜 주셨어요... 형님과 형수님은 제게 부모님과 같습니다.
이건 제게 필요없는 돈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접니다...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겁니다... 그러니 제발... "
" ........... "
동성이 통장을 내밀자 펼쳐보지도 않고 그 통장을 동성에게 되밀며 다시 자리에 몸을 누이려는
형이었다. 그런 형의 동작을 가로막으며 동성은 조금은 격렬하게 말을 했다.
그런 동성의 말에 형은 잠시 할말을 잃은 듯 동성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렇게 잠시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던 형은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 형의 음성은 물기가 배어나고 있었다.
" 그래!... 니 말대로다...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 한번 못받고 자란... 그래서 더욱 이것을 받을수
없다... 그렇게 큰 너이기 때문에 더욱... "
" 그렇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받아야 합니다.
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요... 형님이 더욱 어려워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럼 저는 뵙지도 못한 부모님뿐만 아니라 의지하는 형님마져... 그러니까 이걸 받으세요... "
그렇게 두 형제는 한동안 통장을 받니 못받니 하면서 실랑이를 벌렸다.
그러나 그런 두 형제의 실랑이는 강요하다시피하는 동성의 억지와 어려운 지경의 형의 입장이 맞
물려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금액을 확인한 형이 다시 못 받는다고 해서 잠시 실랑이가 이어
지기는 했지만 무사히 통장을 형에게 쥐어줄수 있었던 동성이었다.
그렇게 실랑이가 끝나고 자리에 누운 형은 믿기지 않는다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
" 동성아!... 그런데 너무 많구나... 삼천만원이라니?... 어떻게 이런 큰돈을?... "
" 그건 말이죠... 가르친 상아란 여학생이 꼴통도 그런 꼴통이 없었거든요...
학교에서 성적은 뒤에서 세는것이 훨씬 빨랐고, 들어오는 가정교사란 가정교사는 모두 골탕을
먹여 쫒아낸 악명 높은 애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애를 제가 대학에 넣었으니.... "
형의 질문에 동성은 신이나서 자신의 무용담을 형에게 쏟아놓았다.
그런 동성의 말에 형은 연신 감탄사를 토하며 때로는 안타까운 음성을 때로는 소리죽여 웃음을
토했다. 그렇게 정다운 형제간의 대화는 밤이 이슥해 지도록 이어졌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형수가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서둘러 차려준 음식을 먹은 동성과 상미는
형 내외에게 인사를 하고는 부산으로 향했다. 어짜피 형 내외는 일을 하러가야 하므로 두 사람이
관광을 다니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시 들릴 것을 약속한 두 사람은 부산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제야 진정한 두 사람만의 시간이 시작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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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좀 그런 일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일로 좀 예민했나봅니다.
사과드리고요...
오늘은 두편 올립니다.
야설이 없어서 이렇게 합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예전에 썼던 글에도 부산으로 여행을 가는게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그런 말을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그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다음의 사건을 위한 여행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것입니다.
그럼 쓸데없는 말은 여기서 이만...
그리고 한가지만 더...
지금 글을 쓰는 것은 순전히 저의 만족을 위해서 쓰고 있습니다.
혼자 즐겁자고...
마음에 안들더라도 그렇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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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 54부 >
[ 사랑의 여로 1 ]
즐거운 여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그것도 어떤 기대감을 가진체 하는
여행이라면 즐겁지 않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가벼운 스킨쉽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남들의 눈치를 보며 웃고 속삭이며, 그러다 주위에 신경을
쓰며 수시로 키스를 주고 받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거운 기분이 되었던
두 사람은 어느새 열차가 부산의 구포에 도착하자 서둘러 열차에서 내렸다.
KTX의 개통에 맞추어 새로 단장한 역사는 현대식 건물의 깨끗함과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동성은 상미의 손을 꼭 잡은체 역사를 빠져나왔다.
부산에 붙어있는 김해가 고향인지라 가까운 구포역에 내린 두 사람이었다.
역사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채 아직도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서울과는 달리 온화한 기온을
보이는 남부지방의 기온을 잠시 만끽하는 두 사람이었다.
" 김해... 김해... "
그런 두 사람의 여행자 차림을 감지한 택시 호객꾼이 접근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까 잠시 망설이고 있던 동성인지라 그런 호객꾼의 접근에 상미의 얼굴을
쳐다봤다. 상미는 그런 동성에게 마음대로 하라는 눈짓을 했다.
어짜피 동성의 고향이고 자신은 지리도 모르니 모든것을 동성에게 맞기는 상미였다.
설사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해도 모든 것을 동성에게 맞기고 순종했을 상미였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눈짓에 잠시 갈등하다 상미를 편하게 해주려고 마음 먹었다.
잠시 실강이가 벌어진 뒤 동성과 상미는 대형차를 택시로 만든 차에 올랐다.
동성은 차가 출발하고 이어 구포대교를 지나자 거의 일년만에 형 내외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매달 질색을 하는 형의 전화를 받으면서도 과외비의 거의 80%를
붙였던 동성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 형에게 받은 사랑을 대신할수는 없다는 생각인 동성이었다.
더군다나 박사장의 호의에 의해 적지않는 돈이 수중에 있고 또 목돈으로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을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고 그럼으로 인해 더욱 형 내외를 보고싶은 동성이었다.
" 동성이는 마음이 설래이나 봐?... 얼굴이 상기되고 생각에 잠기니... "
" 아!... 미안합니다. 누나!... 사실 거의 일년만에 만난다는 생각을 하니까...
잠시 누나에게 소흘했네요... 그런데 누나도 만나보면 알겠지만 정말 좋은 분들이예요...
비록 가진건 없지만 법없이도 살 분들입니다. 게다가 어려서 부모님을 여원 절 동생이 아니라
아들처럼 키워주신 분들인지라... "
" 훗!... 괜찮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단지 동성이가 좀 흥분한 듯 해서...
그리고 가난하다고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잖아... 게다가 이렇게 동성이를 훌륭하게 키우신 분
들이니 말안해도 훌륭한 분들일거야... 기대되는데... "
" 그렇지만 조금은 실망할지 몰라요... 전형적인 소시민이니까요... "
생각에 잠겨있던 동성은 잠시 상미에게 소흘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상미는 그런 동성에게 신경쓰지 말라는 듯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포근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이미 상미를 형 내외에게 인사시키기로 결정한 두 사람이었기에 상미도 은근히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싣고 차는 일로 김해로 향했다.
" 어머!... 이게 낙동강인가?... 마치 한강 다리를 지나가는 것 같아... 멋있어... "
" 예! 낙동강이예요... 이 다리를 지나면 금방 김햅니다. 부산과 붙어있는 소 도시죠...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말입니다... 다른 경남지역으로 가기도 편해요... "
상미가 낙동강을 보며 감탄을 터트리자 동성은 그런 상미의 얼굴을 홀린듯 바라보며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김해에 대해 설명을 했다. 하긴 상미는 김해 공항에 수십번도 더 비행한 경력이 있는
지라 낙동강 정도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동성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사랑은 알고 있는 사실도 새롭게 만드는 힘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얼마를 더 달린후 두 사람은 동성의 형 집앞에 도착했다.
동성은 상미를 안내해서 조금은 지저분한 오래된 가옥들이 밀집되어 있는 골목을 이리저리 돌았다.
이윽고 별로 표시나지 않는 빛바랜 나무 대문 앞에 선 동성은 조금은 흥분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누나! 여기가 제가 나고 자란 집입니다. 너무 초라하죠... "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행여 그런 소리마... "
" 그렇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과 추억이 간직되어있는 곳입니다. 너무나 소중한... "
" 음!... 그렇겠네... 그럼 더욱 그런 소리를 말아야지... "
동성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대문과 담벼락을 훑어보는 상미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이어 동성은 긴 심호흡을 하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어 누군가 안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 중년의 조금은 거친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누구요?... "
" 접니다... 동성입니다... "
" 동성이?... 동성이냐?... 어서와라... "
천천히 대문으로 다가오며 말을 꺼냈던 목소리의 주인은 흥분된듯한 동성의 말에 갑자기 급박한
걸음 소리를 내며 경상도 사투리를 내뱉았다.
그런 그의 목소리는 반가움과 정이 듬뿍 들어있었다.
이어 대문이 열리며 동성과 비슷한 분위기의 그러나 들은 나이보다 몇살 더 위로 볼 중년인이
모습을 보였다. 그는 동성을 보자 잠시 동성의 얼굴을 살피다 말없이 동성을 껴안았다.
그런 그의 행동은 진한 애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런 형의 행동에 동성도 말없이 마주 껴안아 갔다.
" 어서 와라...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냐?... 오늘 마침 일이 없어서 쉬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일이라도 나갔으면 어쩔뻔했냐?... 녀석도... 그래 건강하지?... "
" 예!... 건강하다 못해 펄펄 날아다닐 지경이예요... 일 나가셨으면 철공소로 찾아가면 되지 뭐가
걱정이예요?... 하하하... 참! 여기는 상미씨라고... 제가 가정교사를 하던 집에... "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박 상미라고 합니다... "
" 어이쿠! 손님이 계셨네요... 이런 실례가... 어서 어서 들어가세요... 내 정신하고는... "
형의 가벼운 질책에 동성은 머리를 긁적이다 옆에 얌전히 서있는 상미를 형에게 소개했다.
동성의 형도 그런 동생의 말에 그제서야 상미를 발견하고 그 엄청난 미모에 순간적으로 놀라다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는 상미와 동성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그런 동성의 형은 그렇게 두 사람을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면서도 힐끔 힐끔 상미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듯 훔쳐보는 것이었다.
" 누가 왔어요?... 어머!... 도련님!... 연락도 없이 어떻게... "
" 형수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방학인지라 이렇게... "
" 어허!... 마누라가 먼길 온 사람을 이렇게 세워둘 생각이야... 어서 안으로 들게하지않고?... "
" 참 내 정신 좀 봐!... 어서 어서 들어와요... "
그렇게 세 사람이 마당을 가로지르는데 현관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나왔다. 동성의 형수였다.
형수는 남편이 나간지 좀 되었는데 들어오지 않자 궁금한 듯 나온 모양이었다.
혼자말 처럼 그렇게 중얼거리며 현관문을 반쯤 열고 고개를 삐죽이 내밀던 형수는 동성을 발견하자
호들갑스럽게 고함치듯 소리를 질렀다. 그런 형수에게서 새삼스럽게 집에 돌아왔음을 느낄수 있던
동성은 그런 형수에게 자신도 조금 큰소리를 말을 했다.
형수는 잠시 못믿겠다는 눈초리로 동성을 바라보다 얼른 몸을 비켜 동성과 상미를 집안으로 들였다.
그렇게 몸을 비켜 세 사람을 들어오게 하는 동서의 형수도 형과 다를 바 없이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의 상미를 보며 의문스러운 눈빛이 되었다. 조금은 정신이 없는 마치 듣기만 한다면 싸운다고
오해할수도 있을 정도의 괄괄한 음성에 가볍게 놀라고 있던 상미였다.
더군다나 자신에게 기이한 눈빛을 던지는 동성의 형 내외에게 조금은 부담감을 가지는 상미였다.
상미는 그런 동성의 형 내외에게 살짝 목례를 하며 동성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 삼촌!... "
" 삼촌!... 보고싶었어... "
다시 한번 소란이 벌어졌다. 동성과 상미가 응접실이라고 부르기는 뭣한 좁은 마루로 올라서자
동성을 발견한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보이는 두 사내애가 동성을 부르며 매달리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들이 뛰듯이 달려들자 함박미소를 지으며 두 아이를 끌어 안았다.
이어 잠시 두 아이에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동성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리고 정이 넘치는 광경에 상미는 마냥 포근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물론 동성의 내외도 예외가 아니었다.
" 이녀석들아!... 그만 떨어져라... 삼촌 피곤한데... "
" 얘이... 삼촌하고 더 놀고 싶은데... "
" 그래 얼마만에 만나는데... 아빠는 괜히 그래... "
" 놔 두세요... 하나도 피곤하지않아요... "
" 그래도 그런게 아니야... 어서들 공부나해라... 방학하고 공부라고는 하지도 않고 놀기만하니...
그래가지고 어떻게 삼촌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어?... 어서들 너희방에 가!... "
" 아빠는... "
" 순 독재자... "
두 아이는 불만을 토로하며 어쩔수 없다는 듯 한쪽 방문을 열고 사라졌다.
그런 두 아이의 모습에 동성과 상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그런 상미에게 미안한 듯 동성의 형수는 푸념하듯 입을 여는 것이었다.
" 정신이 없죠?... 사내애만 둘이다 보니 시끄럽기만하고... 모처럼 손님이 오셨는데...
정말 미안해요... 그런데 어떻게 되시는지?... "
" 아!... 형수님 여기는 상미씨라고 제가 가정교사를 하던 집에... "
" 그럼 이분이 도련님이 가르친!?... "
" 아닙니다 형수님!... 걔는 상아라고 하고 여기는 그 학생의 언니인 상미씨라고... "
" 예?!~~~ "
형수는 미안한 표정으로 상미에게 말을 하다 아까부터 궁금했다는 듯 은근 슬쩍 상미의 정체를
물어왔다. 그런 형수에게 동성은 설명하듯 말을 했고 그런 말을 오해하자 동성은 조금은 황급한
말투로 형수의 오해를 정정해 주었다. 그러나 그런 동성의 수고는 형수에게 더욱 알수 없는 사실을
안겨준 결과 밖에는 안되었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럴것이 가르친 학생도 아니고 그 언니라니...
상아가 동성과 동갑내기인것은 모두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 언니라면 연상이고 또 그런 언니와
같이 집에 까지온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 그럼 그렇지 생각보다 어려보이긴 해도 아무래도 도련님보다는 나이가 들어보이는데...
그런데 두 사람이 어떤 관계지?... 이렇게 집에까지 소개하듯 데리고 오다니... 설마... )
여인의 눈치는 번개불보다 빠르다고 했던가?... 아니 굳이 여인이라고 지칭할 것도 없었다.
여인을 그것도 같은 지역도 아니고 천리나 떨어진 곳에 같이 와서 소개를 시킨다는 것은 누가봐도
둘 사이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생각하기에 딱이었던 것이다.
동성은 야릇한 상상을 하는 듯한 형 내외의 눈길에 잠시 얼굴을 붉혔다.
그런 동성은 다음 순간 두 사람에게 변명하듯 입을 열었다.
" 상미누나가 여기온것은 다른게 아니고 여행을 하려고 그런겁니다. 겨울 바다가 보고싶고...
그런데 마땅히 같이 갈 사람도 없어서 제가 집에 오는길에 겸사 겸사해서 같이 왔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 근처 지리는 잘아는 지라... 그러니 다른 오해는... "
" 오해는 무슨... 어쨌던 잘왔어요... 누추하지만 편히 쉬세요... "
" 감사합니다. 그럼 폐를 끼치겠습니다. "
간신히 수습되었다는 생각에 속으로 한숨을 돌리는 동성이었다.
그러나 그건 동성의 생각이었다. 동성의 형 내외는 어딘지 모르게 허둥거리는 동생의 태도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은근한 눈길을 주고 받는 것이었다. 그것은 부부만의 눈짓 언어였다.
동성의 말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묻고 또 동성에서 왠지모를 허점을 발견한 그런 눈빛이었다.
각설하고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이윽고 오랫만에 만난 동생과 어쩌면 동서가 될지도
모를 상미를 위해 외식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런 시도는 오랫만에 집에 돌아와서 형수의 손으로 만들어주는 밥을 먹고싶다는 동성에
의해 무산되었다. 덕분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외식에 들떠있던 조카들에게 음으로 양으로 원망을
들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건 동성이 오랜만에 만난 조카인지라 그들로써는 거금인 일금
십만원 씩을 줌으로써 가볍게 잠재웠지만 말이다.
동성의 주장에 형수는 측은한 기색을 보이다 서둘러 장을 보러나갔고 그동안 동성과 상미는 김해에
있는 문화재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는 시내에 있는 수로왕릉으로 간 두사람이었다.
" 어때요?... 생각보다 초라하죠... 그리고 형님 내외도 그저 그렇고 그렇죠?... "
" 물론 우리집과 비교하면 그럴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포근한 마치 고향에 온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어... 특히 불쑥 찾아온 날 조금도 경계하지않고 따뜻하게 맞아준 형님 내외
분은 더욱 따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
평일이고 날이 좀 추운 때문인지 인적이 드문 수로왕릉 경내를 거닐며 조금은 부끄러운 기분으로
말을 건내는 동성에게 상미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투로 자신의 감상을 말했다.
물론 예의 바르고 착한 상미인지라 조금은 과장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지만 어쨋던 마음을 써
주는 상미의 말에 동성은 더욱 상미에게 사랑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 누나! 누나도 배웠으니까 알겠죠?... 김수로왕과 왕비의 전설을... 멀리 아유타국에서 부처님의
계시 하나만 믿고 수천리 뱃길을 따라 이곳 김해까지 온 전설을... 제가 생각하기에 그건 사랑이
있으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
" 응?... 그래 아름다운 이야기지... 마치 동화속의 이야기처럼... "
" 누나!... 사랑해요... "
" 나도... 나도 동성이를 사랑해... "
잠시 말없이 수로왕릉을 거닐던 동성은 문득 생각난 듯 걸음을 멈추고는 상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이어 수로왕릉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가 이어지며 동성의 말은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그것에 전염되었는가?... 동성의 말에 상미도 살짝 얼굴을 붉히며 몽롱한 눈빛이
되었다. 자신의 말에 수궁하는 얼굴을 살며시 붉힌채 몽롱한 눈빛이 된 너무나 아름다운 상미의
모습에 동성은 절로 가슴이 소년처럼 뛰었다. 다음 순간 동성은 부푼 가슴을 참지못하고 상미를
가만히 끌어안았다. 그런 동성에게 상미는 조금의 저항도 없이 안겨들었다.
서로의 입에서 사랑의 말이 흘러나왔다. 다음 순간 둘의 입술이 한치의 빈틈도 없이 붙어버렸다.
그렇게 조용한 수로왕릉 경내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두 사람이었다.
이미 본거지가 된 서울을 떠난 동성은 말할것도 없고 멀리 김해까지 처음 자신의 순결을 준 동성과
함께라는 생각에 상미도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들떴는지 동성에게 능동적으로 호응을 했다.
그렇게 한동안 서로의 입술을 정신없이 탐하던 두 사람은 문득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떨어졌다. 이 겨울에 현장학습이라도 나온건지 그야말로 노란 병아리라고 해도 될 어린
유아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 어머 귀여워라... 너무들 예뻐... "
" 그렇네요... 너무들 귀엽네요... "
잠시 두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곧 그 애들을 바라보던 상미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오며 그에 호응하는 동성의 말에 부끄러운 어색함은 금세 사라져버렸다.
뭔가 갈구하는 듯한 상미의 눈빛을 보며 동성은 포근한 심정이 되었다.
이어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잠시 더 경내를 거닐다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오니 벌써 시장을 봐 왔는지 형수는 주방에서 음식 재료를 다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동성의 형수를 보자 상미는 뭔가 도우려고 했으나 손님이라며 극구 말리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동성의 옆에 그냥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잠자리가 불편해서 어쩔지 모르겠네요... 아가씨는 전에 도련님이 쓰시던 방에서 주무시고...
도련님은 오랫만에 만났는데 형님과 주무세요... "
" 그럼 형수님은?... "
" 저는 애들하고 같이 자면 되요... "
" 불편하실텐데요... "
" 하룬걸요... "
그렇게 준비된 식사를 하고 어느듯 밤이 깊어지자 형수는 잠자리를 봤다.
방이 세개인지라 동성이 서울로 가고나서 두 조카가 그 동안 제각기 방을 하나씩 사용했던가 봤다.
형수가 마련해준 잠자리를 확인하러 거의 일년만에 들어간 자신의 방은 어느새 조카의 책들과
물품으로 가득차 있었다. 물론 그것이 조금도 동성에게는 섭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상미의 잠자리를 확인한 동성은 안방으로 향했다.
두개의 이불이 깔려있고 한쪽에는 저녁에 마신 술이 좀 취하는지 형이 누워있었다.
동성은 그런 형을 잠시 바라보다 비어있는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그렇게 어색한 침묵을 유지하던 방안은 형의 조금은 거친
듯한 저음에 깨어졌다.
" 그래 공부는 잘되고?... "
" 예!... 이번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
" 그래!...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했는데 정말 장하구나... "
" 그런 말씀 마세요... 이게 다 형님과 형수님 덕분입니다... 그런데 형님?... "
" 뭐니?... 뭐든지 주저말고 말해라... "
" 요즘 일거리가 없는가 봅니다... 오늘도 일하러 안나가시고... 어려우세요?... "
" .......... "
형의 말에 동성은 사실대로 이야기하였고 그런 동성이 자랑스러운 듯 어두움 속에서 동성을
바라보려는지 형이 몸을 돌리는 소리가 어렴풋한 실루엣을 보이며 들려왔다.
동성은 그런 형에게 주저하며 형의 근황을 물었다.
잠시 형은 입을 다물며 침묵을 지켰다. 동성은 그런 형의 대답을 기다리며 어두움 속에서 형을
바라보았다. 그런 동성의 눈길을 느꼈음인가?...
" 요즘 약간 경기가 안좋아서... 그렇다고 니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오늘 마침 납품할 것을 모두 마쳐서 하루 쉬는거야... 아무 걱정할 것 없다. "
" ......... "
형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밝은 음성으로 입을 열어 동성의 걱정을 불식 시키려는 듯 말했다.
그러나 그런 형의 말에서 동성은 형의 일이 어렵다는 것을 직감할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동성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 발작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이어 벽을 더듬어 불을 켰다. 갑작스럽게 밝혀진 불은 두 사람의 눈을 부시게 만들었다.
잠시 눈부심으로 인해 눈이 적응 할때까지 기다리던 동성은 벽에 걸려있는 자신의 저고리에서 미리
준비한 것을 꺼냈다. 그런 갑작스런 동생의 행동에 형은 놀란듯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형님! 달리 생각하지마시고 이걸 받으세요... "
" 이건... 통장이 아니냐?... 이걸 왜 내게?... "
" 별거 아니예요... 가르치던 상아를 대학에 무사히 넣었다고 사장님께서 보너스로 주신겁니다.
다른 일을 하시던지 살림에 보태던지 하세요... "
" 허!... 이런 일이... 내가 무능해서 어린 네게... 마음은 고맙지만 이건 못본걸로 하겠다...
그러니 어서 넣고 잠이나 자자... "
" 형님!... 지금까지 키워주시고 공부시켜 주셨어요... 형님과 형수님은 제게 부모님과 같습니다.
이건 제게 필요없는 돈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접니다...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겁니다... 그러니 제발... "
" ........... "
동성이 통장을 내밀자 펼쳐보지도 않고 그 통장을 동성에게 되밀며 다시 자리에 몸을 누이려는
형이었다. 그런 형의 동작을 가로막으며 동성은 조금은 격렬하게 말을 했다.
그런 동성의 말에 형은 잠시 할말을 잃은 듯 동성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렇게 잠시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던 형은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 형의 음성은 물기가 배어나고 있었다.
" 그래!... 니 말대로다...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 한번 못받고 자란... 그래서 더욱 이것을 받을수
없다... 그렇게 큰 너이기 때문에 더욱... "
" 그렇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받아야 합니다.
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요... 형님이 더욱 어려워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럼 저는 뵙지도 못한 부모님뿐만 아니라 의지하는 형님마져... 그러니까 이걸 받으세요... "
그렇게 두 형제는 한동안 통장을 받니 못받니 하면서 실랑이를 벌렸다.
그러나 그런 두 형제의 실랑이는 강요하다시피하는 동성의 억지와 어려운 지경의 형의 입장이 맞
물려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금액을 확인한 형이 다시 못 받는다고 해서 잠시 실랑이가 이어
지기는 했지만 무사히 통장을 형에게 쥐어줄수 있었던 동성이었다.
그렇게 실랑이가 끝나고 자리에 누운 형은 믿기지 않는다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
" 동성아!... 그런데 너무 많구나... 삼천만원이라니?... 어떻게 이런 큰돈을?... "
" 그건 말이죠... 가르친 상아란 여학생이 꼴통도 그런 꼴통이 없었거든요...
학교에서 성적은 뒤에서 세는것이 훨씬 빨랐고, 들어오는 가정교사란 가정교사는 모두 골탕을
먹여 쫒아낸 악명 높은 애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애를 제가 대학에 넣었으니.... "
형의 질문에 동성은 신이나서 자신의 무용담을 형에게 쏟아놓았다.
그런 동성의 말에 형은 연신 감탄사를 토하며 때로는 안타까운 음성을 때로는 소리죽여 웃음을
토했다. 그렇게 정다운 형제간의 대화는 밤이 이슥해 지도록 이어졌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형수가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서둘러 차려준 음식을 먹은 동성과 상미는
형 내외에게 인사를 하고는 부산으로 향했다. 어짜피 형 내외는 일을 하러가야 하므로 두 사람이
관광을 다니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시 들릴 것을 약속한 두 사람은 부산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제야 진정한 두 사람만의 시간이 시작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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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좀 그런 일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일로 좀 예민했나봅니다.
사과드리고요...
오늘은 두편 올립니다.
야설이 없어서 이렇게 합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예전에 썼던 글에도 부산으로 여행을 가는게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그런 말을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그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다음의 사건을 위한 여행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것입니다.
그럼 쓸데없는 말은 여기서 이만...
그리고 한가지만 더...
지금 글을 쓰는 것은 순전히 저의 만족을 위해서 쓰고 있습니다.
혼자 즐겁자고...
마음에 안들더라도 그렇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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