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부는 내제자 - 8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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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편 85부 >
[ 박사장 그리고 임실장의 과거 3 ]
안기부를 그만둔 박사장은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크게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안기부에 있을때 그렇게 청렴하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그런데로 적당히 속물적이고, 적당히 정도를
지켰던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받은 뇌물을 창업자금으로 또 안기부에 있을때 접근했던 고급 정보는
박사장의 사업에 엄청난 밑천이 되었다. 생각해보라 어디가 몇년 안에 개발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또 그 곳에 땅을 사 놓는다면 돈벌기란 그야말로 땅집고 헤엄치기가 아니겠는가?
그렇게 고급 정보를 바탕으로 또 주위에서 얼쩡거리는 이권이 있으면 똥파리처럼 달려들어 뜯어
먹으려는 조직들은 임실장과 자신이 안기부에 있을 때 뒤를 봐줬던 조직의 힘으로 - 그중 하나가
바로 상미를 어떻게 해보려고 했던 명수의 부친이다. - 조용히 잠재워버린 박사장이었다.
물론 권력의 속성이라던가 조직의 속성을 잘 아는 박사장인지라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그렇게 커다란 원한은 남기지 않는 것을 잊지않았다.
그러므로해서 정치권과 조직들에게 많은 돈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 이상의 이익을 얻을수 있었던
박사장이었다. 안기부가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꾼후에도 수많은 과거 부하들과의 친분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지속적인 고급정보를 얻고 그러므로 해서 더욱 기업을 키울수 있었던 박사장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느듯 기업가로써는 국내 건설사 중 상위권에 들었고 은연중에 전국 조직들의 숨은
대부로 떠오른 박사장이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임실장과 명수의 부친이 수많은 전투를
그것도 목숨을 담보로 한 전투를 벌려야 했지만...
어느새 기업도 10여개에 이르는 재벌이라 불리울 정도가 된 박사장이었다.
물론 그것은 사람을 다스리는 카리스마와 정보력의 소중함을 잘알고 있고, 또 그것을 빈틈없이
활용한 박사장의 뛰어난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기업이 커질수록 또 사업이 번창할수록
혼자라는 것이 외로움과 힘겨움을 느끼는 박사장이었다.
물론 엄청난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박사장이었다.
딸들과 아내에게는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수 있을 정도의 재산만, 그것도 자신의 능력에
함당할 정도의 유산만 물려주고 나머지는 재단을 만들어 기부할 생각이었고 또 그것을 이미
유언장으로 작성하여 비밀 금고에 넣어놓은 박사장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은 아내나 딸들도 잘 알고 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단 하나 자신의 기업이 전문 경영인이 되었던 자신의 후계자가 되었던 계속적으로 이끌고 나가
자신이 이룬 기업이 번창하기를 바랄 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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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장은 한동안 그렇게 자신의 생각에 빠져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아직도 자신의 앞에 부동
자세로 임실장이 서있는 것을 깨닫고는 피식 실소를 터트렸다.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이 아무리 구박을 하고 욕을 해도 묵묵히 자신을 보필하는 임실장을 바라보던
박사장은 그런 임실장이 너무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욕을 하고 신경질적으로 퍼부어도 박사장의 실제 마음은 누구보다도 그런 임실장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격의 없는 때문에 그렇게 대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 임실장!... "
" 예!... 사장님!... "
" 자네하고 나하고 만난지가... 음!... 15년인가?... 16년인가?... "
" 정확하게 15년 5개월입니다... "
자신의 수족같은 임실장을 바라보며 문득 박사장의 눈길이 따뜻하게 변했다.
그런 마음이 드는 지라 박사장의 목소리 또한 따뜻한 기색을 가득 담겨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임실장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무미건조했으며 그런 임실장의
목소리에 박사장은 재미없는 놈이란 생각을 다시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임실장의 똑 부러지는
말에 다시 한번 그런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박사장이었다.
그런데 박사장이 그래도 제법 큰 전경련 서열로 따져도 100위 권 안에 들어가는 기업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장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를 거부하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물론 다른 기업인들이 약간만 기업이 커지면 심지어는 구멍가게 같은 기업을 가진 주제에도
회장이라는 직분으로 건들거리는 데 반해 박사장은 여전히 자신을 사장이라고 부르게 히고 있었다.
그건 직위란 명함보다는 내실을 중요시 여기는 박사장의 기업 철학을 반영한 것이었다.
" 재미없는 놈!... 하여간 널 보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어?... "
" 예?... 무슨?... "
" 아!... 별 뜻없는 말이야... 그건 그렇고... 음!... 아무래도 동성이놈 조금은 손을 봐야겠지?
겁도 없이 너무 날뛴단 말이야... 아들이 없어서 사위감으로 생각하긴하지만... "
" ........ "
박사장은 자신의 생각을 끝내 임실장에게 지나가는 투로 말을 하고 그 말에 임실장은 무슨 소린가
하는 눈길로 반문을 했다. 그런 임실장의 얼굴을 보며 박사장은 얼굴에 다시 쓴 웃음을 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저었다. 이어 화제를 돌리는 박사장이었다.
임실장은 그런 박사장의 말에 긴장한듯 한 눈길로 박사장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박사장은 임실장이 말없이 자신을 쳐다보자 그런 임실장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 그놈... 머리도 좋고 착해서 은근히 내 후계자 감으로 생각했는데... 일이 이런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될 줄은... 허참!... 어떻게 한다... 모른척하고 넘어가자니 너무 괘씸하고...
또 나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무작정 족치려니까 또 그것도 여러가지로
걸리고... 방법을 생각해내야 할텐데... )
은근히 자신의 후계자로 자신의 기업을 영원히 이어갈 놈으로 점찍은 동성이었지만 현재의 상태로
본다면 문제가 생겨도 엄청난 파장이 자신의 집안에 불어올 거란 생각이 드는 박사장이었다.
상미를 떠올린 박사장은 고개를 설레 설레 저었다. 이어 머리 속에 떠오른 상이의 얼굴에 박사장은
급기야 아!... 하고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두 딸의 성격을 누구 보다도 잘알고 있는 박사장인지라 고민이 안될수 없었다.
( 상미는 겉보기에는 부드럽고 연약해 보이지만 속은 누구보다도 강인한... 대표적인 외유내강형의
아이지... 한번 결심하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내가 그리고 지 어미가 그렇게 반대하는 데도
스튜어드스를 하는 걸보면... 그리고 학교 다닐때도... 그런데 만약에 동성이 놈과 일이
잘못되면... 이거 생각하기도 무섭네... 그리고 상아는... 이놈은 더 골치아픈 놈이야...
이건 상미와는 완전히 반대인 놈이니... 겉으로는 엄청 강한척하지만 속은 누구보다 연약해서...
상미와 동성이가 그런 관계란 사실을 안다면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안간단 말이야... )
수시로 안색을 변화시키며 생각에 잠겨있는 박사장을 보며 지금 박사장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완전히는 몰라도 어느 정도 짐작하는 임실장이었다.
조금 전 꺼낸 박사장의 말도 있고 또 10여년을 근접한 곳에서 보필을 한 임실장인지라 그런
박사장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임실장이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박사장의 가정사에 끼어들 처지도 아닌지라 묵묵히 박사장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방법 외 다른 어떤 것도 할수 없는 임실장 인지라 묵묵히 그렇게 박사장을 바라보았다.
"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프군... 니 녀석이라도 잘 좀 교통 정리를 했으면 일이 이 지경까지는
안되었을거잖아... 하여간 우리 집을 가장 잘안다는 녀석이...
하긴 너에게 이런 일을 책임지울 순 없는 노릇이니... 휴!... "
" 죄송합니다... "
" 됐어... 자네 잘못이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이대로 덮어 둘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동성이 놈이 괘씸하단 말이야... 양 다리를 걸치다니... 응징을 해야지... "
" .......... "
박사장은 머리가 아픈듯 잠시 머리를 감싸고 있다가 결심한듯 머리를 번쩍들었다.
그런 박사장의 눈은 자신의 결심을 나타내기라도 하려는 듯 번쩍거리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임실장은 그런 박사장을 바라보며 속으로 동성에 대한 애도의 생각으로 잠시 조의를 표했다.
저런 눈빛을 박사장이 보일때면 과거를 돌이켜 봤을때 최소한 중상이요 심하면 사망이었다는
것이 임실장의 머리 속에 떠올랐던 것이다.
( 흠!... 안됐군!... 동성군! 안됐지만 자네는 최소한 중상일거야... 하긴 나도 화가 나는데...
사장님은 어떻겠어?... 그러게 상미 아가씨 한분으로 만족해야지 겁도 없이 상아 아가씨까지...
겁을 상실한 건지 아니면 진짜 세상 물정을 모르고 그런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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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은 오뉴월 따뜻한 기온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드는 한기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등골을 타고 흐르는 한기는 왠지 모를 불길함을 가져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잠시 느껴지는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떨며 불길한 예감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에
잠겼던 동성은 잠시후 눈길을 들어 자신의 정면을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불길한 예감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듯 동성의 눈길에는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 누님!... "
" ........ "
자신의 목소리가 조금은 떨린다는 것을 깨달으며 처연한 눈길을 몇번이고 조르고 또 강요하다 시피
한 끝에 간신히 만난 상미에게 보내는 동성이었다.
상미는 자신의 앞에 놓인 커피잔을 아무런 뜻도 없이 만지작거리다가 동성의 목소리에 어깨를
경직시키며 서서히 고개를 들어 그런 동성을 바라보았다.
눈길 가득 들어오는 동성의 처연한 표정에 문득 마음이 싸해 오는 것을 느끼는 상미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몇번이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 끝에 동성을 만난 상미였기에 그녀의 눈길은
차갑게 식어갔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눈길에 다시 심장을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 누님!... 이렇게... 이렇게 끝낼 수는... 끝낼 수는 없는... "
" 이미 이야기는 끝난 줄 아는데?... 계속 이렇게 미련을 가진다는 것은... "
" 그렇지 않아요... 절대 이런 식으로는... 이런 식으로는 안돼잖아요... 얼마나 사랑했는데... "
" 그걸 깬건 동성이야... "
" 끝내... 끝내 절 용서 할수 없단 말입니까?... 서로 그렇게 사랑했었는데... 그럼 그런 사랑이
모두 거짓이었단... 그런 건가요?... "
" 훗!... 동성인 너무 자신의 생각만 하는군... 이건 용서하고 용서 받고 할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런 가책도 없이 할수 있지?... 다른 사람도 아닌 나와 상아를...
동시에 그렇게 하고서도... "
동성의 말에 상미는 슬쩍 주위를 돌아보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다른 사람이 듣는 걸 꺼리는 물론
들어도 알수는 없지만 어쩐지 눈치가 보이는 상미였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백번 양보하고 아무리 얼굴에 두꺼운 철판을 깔아도 모든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아는 동성이었다. 아무런 할말도 없는 또 상미의 처분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동성이었다. 그러나 동성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 알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어요... 내가...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란걸... 그러나...
그러나 도저히 상미씨를 포기할수 없으니 어떡합니까?... 절대로... 포기할수 없는 걸요... )
" 한가지만... 한가지만 물어볼께요?... 전에 사랑했던거... 우리가 사랑했던건 사실이었죠?... "
" ......... "
" 대답해주세요... 사랑했던건 사실이었죠?... "
" 휴!... 그래!... 사랑했었지... 내 생전 처음으로... 그러나 그건 지나간... "
동성은 속으로 중얼거리다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이어 상미를 바라보았다.
그런 동성의 눈은 뜨거운 불길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상미가 움찔할 정도로..
동성의 입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상미는 그런 동성의 말에 뜨거운 눈길을 감당하지
못하겠는 양 슬그머니 눈길을 피했다. 그러나 동성의 끈질긴 말에 상미의 눈길은 어느듯 몽롱하게
변했다. 그리고는 깊은 한숨과 함께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는 음성이 세어나왔다.
" 이게 무슨 짓이야... 사람들이 보잖아... 제발 동성아!... "
" 상관없습니다... 나가요... 여기 더 있어봐야... 우리 나가요... "
" 동성아!... "
" ......... "
상미의 말이 흘러나오자 동성의 눈 속 깊은 곳에 번뜩이는 빛이 잠시 보였다가 사라졌다.
이어 결심한듯 이를 한번 앙 문 동성은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나더니 상미의 팔을 잡았다.
상미는 별안간 자신을 끄는 동성의 갑작스런 태도에 당황한 기색을 띠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 상미의 입에서는 애원하듯 한 말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미 뭔가를 결심한 동성은 막무가내로 상미를 끌었다.
부끄러움과 남자의 힘에 이길수 없는 상미인지라 한숨을 푹 쉬고는 어쩔수 없이 동성의 힘에 끌려
가다시피하며 커피숍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 동성아!... 이 팔 좀 놓고... 따라 갈테니... 팔 좀 놔!... 아파!... "
" ......... "
상미는 주위에서 자신들을 힐끔거리며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에 신경을 쓰며 어떡하던지 동성을
달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동성은 그런 상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막무가내로 상미를 끌었다.
그렇게 한 사람은 애원하고 또 한 사람은 입을 굳게 다문채 보도를 걸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서 그런가?... 도로가에는 수많은 빈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는 듯 서 있었다.
동성은 그중 가장 앞에 있는 택시의 문을 열더니 상미를 밀어넣었다.
상미는 동성의 힘에 의해 차에 태워지자 잠시 그런 동성을 바라보다 다시 한숨을 푹 쉬었다.
이어 동성이 옆자리에 타더니 목적지를 말했다. 동성의 말에 상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 동성아?... "
" .......... "
자신의 오피스텔이 있는 곳을 기사에게 알려준 동성은 상미의 놀란 듯 한 목소리를 묵살하고는
말없이 정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상미는 그런 동성에게 뭔가 다시 말을 꺼내려는 듯 입을
달싹거리다 포기한 듯 다시 깊은 한숨 만 폭 하고 쉬었다. 그런 두 사람의 태도가 심상치 않은지
택시기사는 룸 밀러를 통해 두 사람을 힐끔거렸다. 그렇게 택시는 어색한 분위기에서 부지런히
목적지를 향해 낮에도 밀리는 서울거리를 달렸다.
" 동성아!... 제발 이러지마... 이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 그러니 제발... "
" ......... "
오피스텔 앞에 도착하자 동성은 요금을 계산하고는 상미를 끌었다.
그런 동성의 태도에 상미는 애원하듯 말을 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동성은 여전히 두 눈에 불꽃을 피운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잠시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어떡하던지 동성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던 상미는 이윽고 포기한 듯
힘없이 동성이 이끄는데로 차에서 내릴수 밖에 없었다.
" 동성아!... 다시 한번 생각해 봐!... 이런다고 일이 해결되지는 않아... 그러니... 제발... "
" .......... "
그렇게 엘리베이터에 타고 이어 동성의 오피스텔 앞에 선 상미는 다시 동성의 마음을 돌리려는 듯
말을 했다. 그러나 동성은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문체 자신의 일만 하는 것이었다.
오피스텔 방문의 비밀번호를 누른 동성은 여지껏 잡고 있던 상미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열린 방문 안으로 조금은 거칠게 상미를 오피스텔 안으로 밀어넣었다.
상미는 팔이 풀리며 동성이 밀자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동성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렇게 강제로 동성의 오피스텔에 들어선 상미는 몸을 세우고는 아픈듯 동성이 잡고 있던 팔뚝을
문지르며 동성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동성이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면 일반 여자같으면
겁을 먹을 만도 한대 상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욱 굳은 표정을 지으며
차가운 눈길을 동성에게 주는 상미였다. 방안 가운데 서서 그렇게 차가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상미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동성은 한숨을 푹 쉬고는 나직히 말을 꺼냈다.
" 누님!... 우선 앉으시죠... "
" ......... "
눈싸움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상미는 동성이 그렇게 자리를 권하는데도 한 동안 그대로 선체
동성을 노려보았다. 그런 상미의 눈길에 동성은 잠시 차가운 상미를 바라보았다.
그런 동성의 뇌리에는 그렇게 차갑게 얼굴을 굳히고 있는 상미가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지금의
순간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
었지만 아무리 양보해도 아름다운 것은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동성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상미는 한동안 그렇게 동성을 노려보다 천천히 쇼파에 앉았다.
" 누님!... 제발... 날 버리지 말아요... 어떻게 하셔도 좋지만... 제발 헤어지자는...
끝났다는 말 만은... 시키는 데로 뭐든지 다 할께요... 그러니 제발...
그날 이후로 아무것도 할수 없었어요... 공부도... 잠도... 잊으려고 책을 펴도 누님의 모습이
잠을 자려고 잠자리에 들어도 누님의 모습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잊으려고... 잊으려고... 이제는 끝났다고... 다 끝났다고 수십번 수백번 다짐을 해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누님!... "
" ......... "
상미가 그렇게 쇼파에 앉자 동성은 상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어 피를 토하듯 애절한 어조로 말을 했다. 안타까움에 젖은 목소리로 말을 하는 동성이었다.
어느새 동성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자신의 진심을, 자신의 사랑을 가득 담은 피를
토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순간 상미의 눈 속 깊숙한 곳에서 안타까움에 젖은 빛이 떠올랐다.
그것은 곧 상미의 눈빛을 사정없이 흔들며 마음을 폭풍우치는 바다처럼 흔들어 놓았다.
첫사랑이었고 또 자신보다 더 사랑하던 동성의 애절한 목소리에 정신없이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는 상미였다. 상미는 그런 마음과 눈초리로 동성을 바라보았다.
( 아직인가?... 아직도... 그래 사랑했어... 죽도록 사랑했어... 그리고 행복했어...
그런데... 그런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하는 건가?... 아니면 미련인가?...
왜 이렇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이 아픈거지?... 동성의 눈물은?...
상아는... 상아는 어떻게 되는 건가?... 모르겠어... 모르겠어... 너무 혼란스러워...
그런데 많이 상했네... 밥이나 제대로 먹은 건가?... 몇일 사이에... 불쌍해... )
상미는 동성의 말에 사정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릴 수 없었다. 자신의 생각에 잠기며 동성을
바라보았다. 깎은지 얼마나 됐는지 덮수룩한 수염에 그래서 더욱 그런지 헬쓱한 듯한 얼굴,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출 생각없이 바라보는 충혈된 눈, 그런 모든 것이 상미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고 또 그것이 동성을 불쌍하게 보이게끔 하였다. 상미는 상아를 생각하자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마음 한 구석에서 솟아나 어느새 온 마음을 메우는 사랑이란 단어!
상미는 자신도 모르게 차갑게 굳히고 있던 얼굴을 풀었다.
" 누님!... 제발... "
" 하아!...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될지... 정말 모르겠어... "
동성은 무릎 걸음으로 다가서더니 다시 상미에게 애절한 눈빛을 보냈다.
그런 동성을 보며 상미는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제 분명히 동성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상미였다.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수 없을 만큼
동성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자 상미는 더욱 혼란스러운 기분에 빠졌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알면 알수록 상아를 떠올리고 어떻게 할수 없는 기분에 빠지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사람은 얼굴을 감싼체 또 한 사람은 무릎을 꿇은체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그렇게 석상이 된 양 한참을 굳어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던 상미의 두 손이 내려가며 상미의 얼굴이 살며시 들렸다.
마음 속 혼란스러움을 나타내는 듯 쉴세 없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동성을 바라보는 상미였다.
사랑하는 마음과 가족에 대한 특히 상아에 대한 죄책감에 갈등하는 상미였다.
" ........ "
" ........ "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길이 순간 마주쳤다. 애절함을 담은 두 가닥의 눈빛이...
다음 순간 상미의 눈길이 몽롱하게 변했다. 그 순간 상미는 비록 눈길은 동성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지만 아무것도 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 속에는 전에 같이 했던 동성과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행복했던 그 순간들이... 문득 상미의 입가에는 가는 미소가
살짝 걸렸다. 이어 마치 열에 들뜬 사람 마냥 상미의 입에서 독백하듯 거의 들리지 않는 듯한
목소리가 살며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귀를 쫑긋 세우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그런 목소리가...
" 사랑했어... 그리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부산에서... 그리고 그 후에도...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어... 같이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래!... 사랑해... 아직도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거야... 헤어지면... 헤어지면 도저히 못견딜거야... 절대로... "
" 상미씨!... "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였다. 조금이라도 엉뚱한 생각을 한다면 그냥 놓칠 그런 목소리였다.
그러나 동성에게는 그런 상미의 목소리가 마치 천둥소리 마냥 커다랗게 들렸다.
놀란 눈초리로 상미를 쳐다보던 동성은 상미의 말이 이어지고 또 그녀의 입가에 살짝 걸린 미소를
확인하는 순간 중풍이라도 걸린 사람 마냥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두 눈 가득 환희의 표정을 떠올렸다. 마치 온 세상을 얻은 듯한 기분이 되는 동성이었다.
" 상미씨!... 사랑해요... 사랑해요... 영원히... "
" ......... "
언제부터 호칭이 바뀐지 두 사람 모두 몰랐다. 아니 알고 있다고 해도 굳이 그걸 지적할 생각이
없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온몸을 떨며 환희의 표정을 짓던 동성은 급기야 온 몸을 태워버릴
듯이 달구는 열정을 어쩔수 없어 와락 상미를 안았다.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여전히 꿈꾸는 듯한 눈빛을 한체 상미의 가녀린 몸은 그대로 동성의 품안에 안겼다.
행복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또 안긴 것 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그 순간 만은 다른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는 두 사람이었다.
마치 이대로 영원히 굳어버리기라도 하려는 양 두 사람은 그렇게 안고 안긴채 정지되었다.
살며시 피어오르는 두 사람의 입가의 미소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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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한동안 **가 안 열려서 이번에는 오래 가는구나하고 포기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몸도 아프고 해서 잘됐단 생각도...
그런 마음에 한편 써놓고는 놀았는데...
아! 글쎄 오늘 아무 생각없이 **넷에 접속하니까...
황당하네요...
언제부터 필터링이 중단 된건지... ㅜ.ㅜ
할수 없이 이렇게 써놓았던 글 한편 올립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또 부지런히 써야하겠네요...
그런데 몇일 쉬었더니 필이 잘 안오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쓰는데로 올리긴 올리겠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기를 빕니다...
- 무대포 배상 -
P.S. : 그리고 역시 응응응이 안들어가니까 그리고 옆길로 빠지니까 재미가 없나보네요.
리플이 확 줄어든 걸 보니... 킥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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