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분줄알고 살았어요 -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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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서 부러울 것 하나 없는 행복한 가정 주부다. 이런 행복을 선물한 사람도 나와 똑같은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을까?
그 날은 종일 구름이 낮게 깔리고 진눈깨비라도 흩뿌릴 듯하면서 날씨마져 매서웠다. 다른 때 같으면 골목길에서 고무줄놀이를 할 텐데 귀한 손님이 온다고 외출을 허락하지 않는 바람에 마루 구석에 처박혀 만화만 뒤적이고 있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음식 장만을 하던 엄마완 달리 뭔가 초조한 듯한 아빠는 연신 신문만 뒤적이고 있어서 무슨 일인지 물어볼 수도 없었다.
“띵~동.” 현관에서 초인종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여, 방에 들어가서 얌전하게 문 닫고 있어!” 엄마는 벙어리처럼 한 마디 말도 않고 만화책만 읽고 있는 나를 단도리 하려는 듯 손을 쥐어 보이며 윽박지르곤 현관으로 나가셨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우렁차고 맑은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순간 혹시 이 사람이 언니와 혼인 말이 오가던 사람일지도 모른다 싶어 몰래 얼굴을 훔쳐보기 위해 문을 살짝 열고 마루로 들어서는 사람의 얼굴을 쳐다봤다. 마침 가져온 선물꾸러미를 올려놓는지 마루바닥이 쿵하며 소리를 냈고 나는 구두를 벗기 위해 약간 고개를 숙인 멋진 영화배우 같은 그 사람의 얼굴을 처음 보게 되었다.
“민주는?” 엄마가 그 사람에게 물었다.
“네, 장인어른이 용기있는 남자만 좋아한다면서 혼자 들어가라고 떠 밀었어요.”
“추운데 밖에 있다고?”
“하하, 부끄러워서 못 들어오는 것 같은데요.”
“걔가 워낙 수줍어해서 연애질이나 제대로 할지 걱정이 많았어요.”
“남자가 여잘 고르잖아요.
민주씬 제 맘에 쏙 들었거든요.
처음엔 몇 번이나 데이트 신청했는데 자꾸 퇴짜를 놓더라구요.“
“그랬겠지. 근데, 얘가 추운데 안 들어오고 뭐한데?”
유난히 부끄럼을 많이 타던 언니가 저런 멋진 남자를 꿰어찰 행운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모르지만 엄마랑 그 사람이 한참 얘기하는 중에도 대문 밖에서 아빠의 눈치를 슬금 보는지 들어올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추운데 어서 들어와라.” 불편한 심기가 조금 누그러졌는지 아빠가 문 밖에 대고 소리쳤다.
“네, 들어가요.” 언니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마루에 올라섰다.
“그래, 사람을 소개시켜야지 서먹해서 어쩌란 말이냐?”
“용기있는 사람이 좋다면서요.
그래서 혼자 먼저 들어가라고 했단말이에요.“
“사람의 도리가 있지,,,
낯선 집에 불쑥 들어가는 걸 용기라고 생각하는 맹랑한 잔꾀만 부리는 너같은 애는 첨 본다.”
“제가 또 잘못한 거에요?”
아빠의 표정은 다소 밝아진 듯 했다. 어린 내 눈으로 봤을 땐 저렇게 멋진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집까지 데려온 언니를 칭찬해주지는 못할망정 노여운 기색으로 온종일 신문만 뒤적이던 아빠가 이해되지 않았다.
“김민우라고 합니다.” 그 사람은 엄마, 아빠가 앉아 있는 자리를 향해 큰 절을 꾸벅 올렸다.
“그래, 우리 딸애랑 결혼하겠다고?”
“그렇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민주씨를 보고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그건 자네 집 사정이고, 난 아직 시집 보낼 생각이 없네.” 아빠는 그 사람이 채 허리를 들기도 전에 등을 돌리며 앉아 버렸다.
“여보, 왜 그래요?”
돌아앉은 아빠를 다시 돌려 놓으려고 어깨를 잡고 애원하듯 엄마가 물었다. 언니도 깜짝 놀라며 아빠의 돌발적인 태도에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장인어른. 걱정마십시오.
평생 이 사람만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자신이 있습니다.“
“자넨, 날제비 같아서 싫어!!!”
아빠는 언니가 데려온 신랑감이 허우대가 멀쩡한 신사라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노여움을 풀었지만 영화배우 빰치는 용모 때문에 혹시라도 바람기로 언니를 힘들게 할까봐 등을 돌렸을 것이라는 것을 세월이 지난 지금에야 알았지만 그 당시 내 눈에는 아빠의 변덕이 유난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서 쿡쿡 웃음을 참고 말았다.
“난이야, 너 방에 있었니?” 언니가 열린 문틈 밖을 쳐다보는 나를 발견하고 물었다.
“응, 엄마가 어리다고 방안에서 꿈쩍도 하지 말랬어.”
“나와봐, 너도 인사해야지.” 언니는 아빠의 토라진 분위기를 바꿔 볼 생각으로 나를 이용했을 것이다.
“우리 언니 신랑 될꺼에요?” 기회가 왔다 싶어 문을 활짝 열고 뛰듯 나서며 물었다.
“오, 귀여운 동생이 있다더니 난이 처제구나?” 그 남자는 나와 구면인 듯이 말한다.
“내 선물도 사왔어요?”
“그럼, 여기.” 그 사람은 호주머니에서 초코렛을 꺼내며 나에게 건넸다.
“우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코렛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뛰어가 무조건 안기며 말했다.
“언니가 다 말해줬거든. 난이 처제가 초코렛 제일 좋아한다고.”
“아저씬 결혼하면 내가 원하는 건 다 해줄꺼에요?”
“그럼, 우리 처제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해줄께.”
“야, 신난다.” 내가 초코렛 한 개에 넘어갈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아빠는 대세가 이미 기울었다는 걸 아셨는지 표정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
“자네, 술 좀 할 줄 아나?”
“아닙니다. 겨우 소주 한잔 정도죠 .”
“남자란 자고로 술.담배.여자에 약해선 안되네.”
엄마와 언니가 부엌을 오가면서 상을 차리는 동안 아빠는 그 사람과 남자 대 남자로서 어떤 다짐인가를 주고 받고 있는지 훈계와 같은 무거운 말들이 많이 오고가는 것 같았다.
“자, 한잔 받게.” 아빠가 제일 아끼는 양주병을 꺼내며 술을 권했다.
그 사람은 아빠의 위엄에 눌렸는지 말없이 양주잔을 내밀고 술을 받았다.
“자,,,, 한 번에 쭈욱 들이키라구.
그리고, 내 딸 말일세.
얼굴값 한답시고 바람피고 속썩이면 자넬 가만 안둘꺼야.”
“장인어른, 세상이 다 바뀌고 해와 달이 거꾸로 돌아간다고 해도 맘 변하지 않을껍니다.”
“그 말, 믿지 않겠네만 우리 민주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그냥 두지 않을 줄 알라구.“
술 못 마신다는 그 사람보다 아빠가 먼저 취했는지 자꾸 술잔을 권하는며 다짐을 받는 통에
밤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었다.
“여보, 자정이 다 되가요. 통행금지에 걸리겠어요.”
“그래? 그럼 자고 가라고 그래!”
“뭐예요? 처음 인사 온 사람에게 그게 할 말이에요?”
“밤새도록 나랑 술 먹자고 그러든지.”
두 사람은 점점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시간은 사정없이 흘러 자정을 알리는 순라꾼의 호르라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이봐, 김서방.” 엄마는 술과 졸음에 휘청이며 문을 나서는 그 사람을 붙잡아 세웠다.
“밤도 늦었으니, 불편하더라도 오늘은 자고 가게.”
“아닙니다. 전 안취했어요.” 그 사람은 팔을 힘없이 휘저으면서 엄마의 팔을 뿌리치며 문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민우씨!!” 언니도 문밖으로 뒤따라 나서며 엄마를 도와 그 사람을 막아섰다.
“너무 늦었어. 집에서 자고 가요.”
두 여자가 한 사람을 붙잡아 세우고 문 안으로 들여오게 하는 것도 힘에 부쳐 보였다.
“가야 하는데....”
엄마는 나더러 언니방에서 같이 자고 내 방은 그 사람에게 내어 주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비틀거리며 내 방에 들어와선 힘 없이 하얀 내 요에 쓸어져서 잠이 들었다. 엄마는 정신없이 잠이 든 그 사람을 위해 내가 제일 아끼는 푹신한 분홍색 솜이불을 꺼내 그 사람의 어깨 위까지 올라오도록 푹 덮어 놓곤 방을 나섰다.
“언니, 저 사람이랑 결혼하는거야?”
“응, 넌 어때?”
“너무 멋있다.
나도 언니처럼 크면 멋있는 남자랑 결혼할 수 있는거야?”
“당연하지. 넌 예쁘니까.”
“결혼하면 남자랑 같이 자는거야?”
“그럼, 엄마랑 아빠처럼 같이 자는거야.”
“우와, 그럼 언니는 기분 좋겠다.”
“뭐가?”
“멋있는 남자한테 안겨 자는거잖아.”
“어휴, 어린 것이 많이도 안다.”
“내가 뭐가 어려?
나도 언니처럼 가슴이 자꾸 커진단 말야.“
“너 몇 살인데 벌써 그러니?”
“나? 열세살이다.”
“그럼, 너 생리하니?”
“응. 몇 달 됐어.”
“그랬었어? 난이도 다 컸네!”
“이젠 언니두 어리다구 날 깔 보면 안된다.”
“알았어요. 우리 공주님.”
언니와 한 이불을 덮고 잔 것이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새근새근 코 소리를 내며 자는 언니 모습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언니처럼 빨리 잠이 들어야겠다 싶어서 애써 눈을 감았지만 아까 마루를 올라서던 그 사람의 얼굴이 아른거려서 잠이 들지가 않는다.
“난이 자니?”
겨우 잠이 들기 시작했을 무렵 언니가 귓가에 대고 아주 작은 소리로 나를 불렀다. 언니의 소리에 대답을 하면 잠을 설칠 것만 같은 귀찮은 맘이 들어서 못들은 척 잠을 청했다. 언니는 몇 번인가 나를 흔들어 보더니 살며시 이불을 빠져나간다. 아마 소변이 마려워서 일어났나보다 싶어서 계속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방문이 살짝 열리며 언니가 내 방을 빠져나가더니 화장실 문 소리가 들렸다. 고요한 밤이라서 언니의 소변보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물내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언닌 꼭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더라.” 잠결인 듯 투덜거리며 이불을 후루룩 머리에 올렸다.
조용한 가운데 화장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방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언니가 방으로 다시 들어오나 보다 싶어서 몸을 틀어 잠자리를 확실히 확보해 버렸는데 한참이 지나도 언니가 내 몸에 닿는 느낌이 없었다.
“어, 방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는데,,,어딜간거지?”
순간 그 방문 소리는 이 방문 소리가 아니라 그 사람이 자고 있는 내 방문을 여는 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잠이 싹 달아났다. 언니방과 내방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작은 소리까지 들렸는데 싶어서 귀를 벽에 바짝 붙이고 앉았다.
“민우씨, 자요?”
“어, 왔어?”
“술 좀 깼어요?”
“응, 한 잠 잤더니 괜찮은데.”
“아이, 이러지마요. 엄마가 안잘지도 모르잖아요.”
그 사람이 언니를 끌어안았는지 언니의 낮은 목소리가 벽을 타고 흘러 나왔다.
“뭐, 어때. 곧 결혼할껀데.”
“그래도, 이러다 걸리면 어떻해요.”
“그럼 날 빨리 잡자고 그러시겠지 뭐.”
“싫단 말예요. 저리 비켜요.”
언니의 말엔 위엄이 없었다. 적어도 그 사람 앞에선 요조숙녀가 될 수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어린 내 생각으로도 언니의 말은 간드러진 신음 소리로만 들렸다.
“쪽,,,쪽,,,” 키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흐응,,,”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벗어, 속 살 좀 만져보자.”
언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스르르 옷이 벗겨지고 있을 것 같았다. 검은 치모가 그 사람의 손 끝에서 놀려지고 있을 것 같았다. 분홍색 유두가 우뚝 솟아 올라 그 사람의 입속에서 앵두처럼 깨물리고 있을 것 같았다. 탄력 넘쳐보이던 언니의 유방을 그 사람이 억세게 빨고 있을 것만 같았다.
“학,,,하,,,악.” 몰아치는 숨 소리가 들렸다.
“퍽,,,퍼,,,퍼,,벅,,,퍽,,,퍽.” 뼈가 부딪히는 소리도 들렸다.
아득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스물스물 개미가 온 몸을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가물거리는 그 사람의 얼굴 속에서 웃음이 베어 나왔다. 나는 잠 옷 속으로 느껴지는 단단해지는 젖가슴을 찾아서 이리 저리 손바닥으로 문데고 있었다.
“아흑,,, 아,,,아응,,,” 언니의 신음이 내 마음을 온통 빼앗아가 버렸다.
아랫도리에 허전한 느낌이 든다. 뭔가 맥없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막아야 한다. 나는 손바닥을 팬티에 넣어 흐르는 물을 틀어 막았다. 끈적거리는 액체가 만져졌다. 몸이 갑자기 허전해지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흥분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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