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에 충실하기 - 1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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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야설 작성일 24-11-16 15:59 조회 6 댓글 0본문
정란을 만난 건 학교 앞 주점에서였다.
가을도 이제 막바지로 치달을 때쯤, 친구들과 어울려 단골주점에 들어섰을 때 거기에 정란이 일행과 있었다. 일행 중에 혜선은 보이지 않았다.
혜선은 그날, 내가 그녀의 집에서 정란과 같이 혼숙을 한 이후, 내게 연락을 주지 않았다.
내심 그녀가 날 찾아주길 은근히 기대하던 난,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내가 먼저 그녀를 찾기는 싫었다. 뭐랄까. 그녀에게 남자가 있다는 거, 그것도 유뷰남이라는 거, 그 남자에게서 혜선은 여러 도움을 받고 있다는 거, 그런저런 생각이 내 자존심을 건드렸다.
난 그녀에게 물질적인 도움을 줄만한 처지도 아니고 그녀가 나랑 한 번의 섹스를 했다한들 그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날 그녀의 집을 나서는 내게 자기가 찾기 전에는 집으로 찾아오지 말 것을 당부하는 폼새도 생각해보면 내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기억이다.
‘ 어머, 호진이 맞지? 호진이, ’
정란은 호들갑스럽게 내 이름을 부른다.
선배나 되니까 그런다 쳐도 외간남자의 이름을 그 많은 사람들 틈에서 마구 불러재끼는 게 어쩐지 그리 반가운 대접은 아니다.
‘ 아, ...... 정란 선배, 안녕하셨어요? ’
‘ 그래, 반갑다 얘, 어쩜 여기서 만나니. 그러잖아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난 그녀의 손에 이끌려 그녀 일행들의 자리로 가 앉혀졌다.
다 같은 과의 친구들인 듯 세 명의 여자들은 맥주와 소주병을 탁자 위에 어지럽게 늘어놓고 연신 담배를 꼬나물고 있었다.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웬 영계니? 하고 까르륵거리는 폼이 술자리가 어지간히 진행된 듯싶었는데 내가 일학년이라는 말을 듣곤 더 기세가 등등해 농을 담은 말을 한다.
‘ 기계과? 으응 개과구나. 야 그런데 개과에도 이런 샌님이 있었나? 호호호, ’
원래 똥개도 자기 집에선 한수 먹고 들어간다던가. 학교 주변에선 남자든 여자든 선배의 입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그런 치기가 있다.
난 별수 없이 그녀들의 새카만 후배로서 노리개처럼 있어야했다.
‘ 너 내가 전에 한 번 너희 과에 가서 찾아봤는데 그날 학교에 나오지 않았드라. 그래서 너희 과 애한테 나 다녀갔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못 들었어? ’
‘ 글쎄요, 전 금시초문인데요? ’
‘ 그래? 그놈의 새끼 어쩐지 능글맞게 굴더니 전해주지도 않았구나. 쌍놈의 새끼. ’
‘ 누군지 이름을 아세요? ’
‘ 알긴? 그냥 말만 전해달라고 했지. 그놈의 새끼가 내 미모를 시샘하고 너한테 안 일러준 모양이네? 크크크 ’
‘ 깜박했겠죠. 우리 과애들 순진해서 그런 거 감추지 않아요. ’
‘ 그래, 그건 그거구 너 혜선이 소식 들었니? ’
‘ 아뇨, 그날 만나고 저도 못 봤어요. ’
‘ 그래? 난 니가 알고 있는지 알았는데...’
‘ 왜요? 혜선 선배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
‘ 으응, 혜선이 휴학했어. ’
‘ 예? 이제 한 학기 남았는데 무슨 휴학이요? 왜요? 언제요? ’
혜선은 타의에 의해서 한 학기를 남겨놓고 휴학을 한 거였다.
의아해서 다그쳐묻는 내게 정란은 누가 들을라 소곤거리며 귓속말을 한다.
정란의 말에 의하면 혜선은 유부남인 혜선의 남자와 집에서 자던 중 경찰을 대동하고 들이닥친 남자의 부인에게 간통으로 고소를 당해 구속이 되었었다고 한다.
공무원이었던 그녀의 남자가 출장을 핑계로 혜선과 여행을 다녀온 날 피곤했던 둘은 혜선의 집에서 곯아떨어졌던 모양인데 그 전부터 남편의 동태를 미심쩍어하던 부인이 사람을 시켜 혜선과의 불륜의 전모를 파악하곤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이닥쳐 꼼짝없이 당했다고 한다.
두 남녀는 감방에서 한 달 여를 고생하다가 남자가 부인에게 그야말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서 겨우 취하해 나왔다는 것이다.
그 바람에 공무원이었던 남자는 파면이 될 뻔 했다가 한직으로 좌천되는 걸로 겨우 무마했고 혜선도 그 남자의 부인에게 갖은 모멸을 다 당하고 팔자에 없던 감방생활로 피폐해져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시골집으로 내려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게 연락을 할 경황이 없었던 것이다.
난 혜선의 처지가 딱하기도 하고 또 만나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혜선의 얘기를 듣다보니 영,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당장 나와 혜자아줌마의 관계가 그렇지 않은가. 우린 걸렸다간 간통이고 뭐고 간에 우선 군인인 남편에 의해 최하 중상 아니면 사망일지 모른다.
‘ 왜, 보고 싶어? 혜선이? ’
‘ 예? 아니 보고 싶다기보단 그렇게 됐다니까 걱정이 돼서 그렇죠. ’
‘ 풋, 그래, 자기하곤 또 각별한 사이잖아. ’
‘ 에이, 각별한 사이는 무슨, 꼭 그런 걸 따져서 하는 얘기가 아니구요. ’
‘ 알아. 어쨌거나. 보통 사이는 아니지 뭘, ’
정란은 내 허벅지를 살짝 꼬집으며 심상찮은 웃음을 띤다.
정란의 비아냥스런 웃음을 보고 난 그날 정란의 보지를 만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또 새벽에 내가 혜선과 한참 그 짓을 하고 있을 때 날 빤히 바라보고 있던 정란의 눈이 떠올랐다.
그 날 아침 방청소를 하며 빗자루로 내 발목을 치고 주먹을 보이던 정란의 모습까지가 바로 어제의 일이었던 것처럼 생생하다.
그런데도 어떻게 난 정란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걸까. 혜선이 정란을 따로 만나면 안 된다는 경고도 있었고 또 정란에게 고스란히 보여준 그 새벽이 부끄러웠는지도 모른다.
정란은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내게 자기의 집전화번호를 적어주곤 내일 오후 꼭 전화를 해달라고 당부한다.
난 별 생각 없이 쪽지를 받아들곤 친구들이 있는 자리로 옮겼다.
다음날 재금의 가게에 들렀다.
열흘 가까이 와보지 못했던 터라 재금은 반가와 하면서도 한 편으론 삐친 듯한 표정을 보인다. 경상도 아주머니가 내게 눈을 찔끔거리며 재금이 내가 안 오는 동안 내내 노심초사하고 있더라는 귀띔을 한다.
그러곤 내 궁둥이를 툭 치며 ‘ 잘해줘’ 라고 씰쭉거린다. 뭘 잘해주라는 건지, 요사스런 여편네 같으니라구,
그 모양이 꼭 암내를 풍기는 요부의 모습이다.
손님이 뜸한 시간, 난 잠깐 세수를 하고 재금의 방으로 들어서는데 재금이 놀란 토끼마냥 후다닥거리며 황급하게 무언가를 수습한다.
가만히 보니 내가 벗어 놓은 윗도리에서 뭘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는 품새다.
난 당황스러웠다. 재금이 설마 나의 소지품을 뒤졌던 건가?
재금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고 자기도 얼마나 당황스러웠던지 내게 알듯 모를 듯 한 말로 횡설수설하며 방을 빠져나간다.
난 재금이 나가고 난 후 상의의 포켓을 뒤져보았다. 지갑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지갑의 접혀진 부분에 무언가 삐죽이 올라와 끼어있다. 그건 바로 어제 정란에게서 받았던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쪽지는 분명 내가 지갑에 넣어두지 않았었다.
그 쪽지는 그냥 접어서 지갑과는 별도로 겉주머니에 두었었던 것이다.
재금은 이걸 뒤져본 것이다. 난 갑자기 머리가 띵해져온다.
재금이 어떻게 저런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단 말인가.
예전의 재금에게선 상상할 수없는 모습이다.
물론 난 재금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혜자아줌마나 혜선에게 느끼는 감정과는 다르다.
난 재금을 도와주고 싶고 사랑해주고 싶다.
그런데도 그런 감정의 본질이 무엇인가는 분명치 않다.
연애감정치고는 꽤 복잡한 그런 거였다.
자의적으로 내 감정의 해석을 피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행여, 재금과의 결혼 같은 걸 상상하기엔 난 너무 어렸고 너무 난해한 정황이다.
그런데 내게 점점 집착해가는 재금의 변화가 은근히 두려운 건 뭘까.
난 재킷을 들고 방을 나와서 재금에게 아무 말 없이 가게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재금이 따라온다.
‘ 저... 호진씨, 내가 잘못했어요. ’
‘ 당신이 찾아낸 게 이건가요? ’
난 쪽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 잘못했어요. 내가 순간적으로 그만 실수를 했어요. 호진씨가 요즘 내게 뜸하다 싶어서 불안했어요, 그러다 나도 모르게 그만, 흑, ’
재금의 눈에 금방 이슬이 맺힌다.
그녀의 말에 난 심한 압박을 느낀다.
‘ 됐어요...... ’
그냥 돌아서는 내게 재금은 달려오더니 주머니에 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을 질러 넣는다.
‘ 이게 뭐에요? ’
‘ 지갑을 보니까 비어 있던데요. 진작부터 내가 챙겨주고 싶었는데 호진씨가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 못했어요. 그냥 넣어두세요. ’
난 그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정말 망설여졌다.
난 결코 재금에게 용돈이나 바란 적은 없었지만 그 대목에서 신경질적으로 휙 뿌리치는 것도 너무 소란스럽다고 여겨졌다. 왜 하필 이럴 때 돈을 주는지도 불편했다.
그 짧은 시간에 난 속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한다.
매몰차게 거절하고 돌아서면 재금은 분명 또 울어댈 것이다.
결국 난 애매하고 엉거주춤하게 그냥 돌아서고 말았다.
착잡하다.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닐 수도 있는데 아무튼 착잡하다.
그건 재금과의 미래가 착잡한 거와 같다.
아무 술집이라도 들어갈까 하다가 공중전화 부스로 들어서고 말았다.
처음부터 예정에 있었던 것처럼 난 쪽지를 꺼내 정란에게 전화를 건다.
분명 아까까지도 난 정란에게 전화를 걸 의사가 없었다. 아니, 그건 변명인지 모른다.
애초에 난 정란과의 전화약속을 의식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도 다이알을 돌리면서 난 불현듯이 정말 불현듯이 걸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합리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 왜 이렇게 늦었어?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정란의 목소리에서 반가움을 읽는다.
용동골목 어느 맥주시음장을 들어서니까 정란은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다.
가을자켓과 청바지를 입은 정란이 예전보다 더 풋풋해 보이는 건 이미 내 사심이 그런 쪽으로 동해있어서 일까.
‘ 선배는 어디 살아요? ’
‘ 나? 여기서 가까워. 내가 태어난 집에서 아직 살아. ]
‘ 토박이네요? ’
‘ 응, 아버지 고향도 여기야. 근데 너 호구조사 하니? ’
‘ 하하, 그냥 할 얘기가 없어서요. ’
‘ 호호, 얘가 오늘 보니까 아주 숙맥이네. 근데 그건 잘 하드만, ’
‘ 에? ’
‘ 호호, 놀래긴, 그거말야. 아주 선수던데? ’
‘ 아, 선배도 쪽팔리게 그런 얘기는 ...’
‘ 크크 아냐, 정말 나 혜선이가 그렇게 좋아하는 거 첨 봤어. 역시 젊은피가 다른가봐. ’
‘ 혜선선배가 하는 걸 언제 봤어요? ’
‘ 그럼, 전에, 술 취해서 갔을 때 그 남자랑 하는 거 봤어. ’
‘ 에이, 선배는 어떻게 남들이 하는데 잘 끼어요? ’
‘ 그렇게 됐어, 뭐, 혜선이도 뻑하면 우리집 와서 자고 가는데, 뭐, 근데 말야. 그 남자. ’
‘ 에? ’
‘ 에이, 혜선이 그 남자. 승남씨 ’
‘ 아, 예 ’
‘ 그 새끼 혜선이 잠들었을 때 날 덮칠라고 하드라. 하튼 남자 놈들이란. ’
‘ 그래서요? ’
‘ 그래선 뭐, 내가 따귀를 한 번 갈겨줬지. 크크 그 새끼 혜선이 깰까봐 기겁을 하더니 말도 못하고 나한테 손을 싹싹 비는 거 있지. 크크 ’
‘ 하여튼 선배도 뭐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근데 전에 난 왜 그냥 뒀어요? ’
‘ 글쎄, 니가 맘에 들었었나보지 뭘, ’
‘ 근데 혜선선배는 언제 올라온데요? 집이 어딘데...’
‘ 다음 학기에 복학하겠지. 한 학기 남았는데, 걔네 집 대전이야. 왜, 찾아가 볼려구 ? ’
‘ 아뇨, 그냥 궁금해서요. ’
‘ 걔네 아버지가 초등학교 교장이었는데 정년퇴직하고 지금은 많이 편찮으신 모양이야. 걔네 오빠가 사업한답시고 지 아버지 퇴직금까지 다 갖다가 들러먹고. 하여튼 걔네도 좀 힘들어. 그래서 유부남 하고 그랬지. 그 남자가 학비를 다 대주다시피 했으니까. ’
‘ 아, 예... ’
‘ 왜, 너 혜선이가 그리운 모양이구나. 꿈 깨. 걘 너 같은 영계는 안맞아. ’
‘ 에이, 아네요. 그냥 물어본 건데, 근데 정란선배는 애인 없어요? ’
‘ 나? 있어. 지금 군대 갔지. 알티로. 제대 한 일 년 남았구나. ’
술이 더해지자 러브 샷을 주문하던 정란은 내 어깨에 찰싹 기대어 야릇한 눈길을 보냈다.
난 의도적으로 모른 체 시선을 피했다.
정란은 점점 몸이 달아오르는지 슬쩍슬쩍 내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고는 문지른다.
‘ 너도 나 만지고 싶지? 응 ?’
‘ 아뇨. ’
‘ 요, 응큼쟁이 너 그날은 잘만 만지더라. ’
‘ 그땐 술이 취했구요, ’
‘ 흐흥, 오늘도 술이 취하면 또 그럴 거야? ’
‘ 오늘은 참을래요.’
‘ 아유, 요 내숭, ’
정란이 내 허벅지를 꼬집어댄다. 그러곤 다시 살짝 자지부근을 건드린다.
‘ 왜 오늘은 참는다니? ’
‘ 선배 애인도 있다면요? ’
‘ 왜, 골키퍼 있으면 골이 안 들어간데? ’
‘ 에이 그게 아니고 고무신 거꾸로 신으면 안 되죠. 난 군대에 간 애인두고 바람피우는 여자들이 젤 싫드라. ’
‘ 어구 , 너 잘났다. 성인군자 한 분 나오셨네. 딴 놈들은 날 못 먹어서 난리던데 , 흥 너 어디 얼마나 고상하게 구는지 함 보자. ’
정란은 노골적으로 자지를 붙잡고 흔든다. 내 자지는 참지 못하고 발딱 서버렸고 정란은 지퍼를 내리려고 두 손을 탁자 밑으로 가져간다.
, 에이 누가 보면 어떡해요?‘
‘ 보긴 누가 봐. 다들 떠드느라 정신없는데 그리고 껌껌해서 뭐하는지도 잘 몰라. 근데 이것 봐 벌써 발딱 섰네? 크크 이래 갖고 어디 참을 수 있겠니? ’
정란의 손놀림이 빨라서 어느새 지퍼는 내려졌고 성이 나있던 자지가 팬티구멍 사이로 불뚝 튀어 나온다.
난 얼른 손을 갖다 대고 제지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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