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혈 -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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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니 옷이 발가 벗겨져 있었다. 순간 어제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요오꼬]가 따뜻한 손길로 내 옷을 하나하나 벗기고 아주 깨끗한 몸으로 내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었고 내가 손으로 잡아끌자 내 위에서 또다시 헌신적인 섹스를 해주었다. 깨끗한 방안이다. [요오꼬]가 서둘러 창쪽으로 오더니 커텐을 쳐준다. 못보던 커텐이다.
"희준상... 더... 주무세요...................................."
"아녀요... 푹 잤어요...................................."
"희준상... 북어국 끓여놨스므니다........................................."
"요오꼬씨... 그런 요리도 할줄 알아요??..................................."
"요리책보고 배웠스므니다..................................."
[요오꼬]가 가리키는 하얀 손 끝에는 일본어로 된 한국요리 번역책이 꽂아져 있다. 아침식사를 [요오꼬]와 함께 하는데 [요오꼬]가 슬쩍 어젯밤의 말을 꺼낸다.
"저... 희준상... 지금 하시는 일 끝나며는 다 얘기하겠스므니다............................"
"지금 얘기해주면... 뭐가 덧나는거에요??......................................"
"지끔은... 얘기 못하므니다..............................."
".........................................."
"딱 한가지만 물어볼께요......................................"
"하이.................................................."
"말뚝 박는거 [윤선생]한테... 시킨거 당신들 야쿠자가 맞죠???"
"저...희준상.."
"대답을 해보세요.. 속시원하게.. 어차피.. 나같은 쓰레기는 그딴거 안따질꺼에요...................................."
"하이... 그렇스므니다...................................."
"그렇네... 역시... 야쿠자들이 시켜서 한거네..................................."
"저... 희준상... 야쿠자와 희준상 알고있는 그 야쿠자노 아니므니다........................................."
"야쿠자가 야쿠자지.... 아니... 됐어요... 그만... 이얘긴 이제 그만............................."
".............................................."
"씨발... 좃또... 마테쿠다사이다... 쪽빠리고 뭐고 간에... 돈이나 벌고 말자............................"
".................................................."
"요오꼬상......................................... "
"하이..................................."
"나... 이 일 끝나면 아예 일본으로 데려다 줄래요????..................................."
"혼또 데쓰까?????..................................."
"아니 됐어요... 됐어... 부담은 주지 말아야지... 명색이 야쿠자 간부인데..............................."
"희준상....???............................................."
그날 오후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종필]이 형과 늙은여우 [윤선생]을 만났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눌러쓴 중절모에 하얀 도포를 걸친 가증스러운 [윤선생]을 만나니 그 면상에 있는
힘껏 무게를 실어서 주먹을 꽂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하... 하여간 자네들이 정말 수고가 많네..................................."
"이제... 단양에 두개 남았어요........................................."
"그래... 그 혈이 가장 중요한 혈일세... 내가 지금 나서지 못하는 신세라 당분간은 더 은둔을 해야 하니... 자네들이 더 힘을 써 주게나........................"
"그래야죠... 손바닥 보세요... 처음엔 물집이더니... 이제는 아예 굳은살이에요................................."
"그래그래... 참... 희준이 자네는 요오꼬를 보살피느라 더 수고가 많겠구만............................"
"수고는요... 그냥 그렇지요... 까짓꺼... 일본년 하나 데리고 있는거 뭐......................................."
"안그래도 우리 재단에서도 요오꼬의 신변안전을 위해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하고 있으니... 불편하더라도 조금 참게나................................"
"하이고... 선생님 그럴필요 없어요... 저새끼 좋아 죽어요...................................."
"하하... 그런가??... 어쩐지 요오꼬상도 궂이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라니까... 하하...................................."
"거... 그 일본년은 제가 확실하게 맛을 보여줬거든요???????................................."
"흐음...... 거... 말이 좀 그렇구만................................."
"야... 새끼야... 너 또 왜그래????................................."
"좃또... 일본년 데려다가 살고... 일본 야쿠자새끼들 돈도 좀 만지고... 다 좋은거죠... 뭐... 아닌가요??........................................."
"지금... 자네가 데리고 있는 여자는 보통 일본인이 아닐세!!......................................."
"알아요... 뭐... 야쿠자간부에다 동경지부인지... 뭔지... 깡패 오야붕 깔따구 되는거 같던데..................................."
"나중에 차차 알게 될걸세... 흐음.........................................."
"나중에요???... 우리나라 혈이 다 눌려서... 나라 다 망하구요????.................................."
"아니... 이사람이... 지금?????... 도대체 무슨소리 하는건가??????..................................."
"야!!!... 너 또 왜그래???... 윤선생님이 아니라잖아... 임마!!!..................................."
"솔직히... 상관없어요... 난 돈만 받으면 그만이니까... 걱정마세요... 선생님... 나머지 두개도 확실히 박아드릴테니까...................................."
"허허... 이것 참...... 자네는 말이야... 민족을 치료하는거야!!... 이 사람아!!... 그렇게 내 말을 못믿겠나!!!!............................."
"하하... 됐습니다... 아무 상관없거든요... 어차피 내일 가서 며칠이면 두개 다 끝장 보니까... 돈이나 잘... 준비해 주십시오..........................."
"끄응..................................."
"선생님 괜찮으세요??????... 너 이새끼... 너... 지금... 빨리 사과 안드려????.................................."
"심기를 건드려서 미안해요... 선생님... 형... 나 지금 나갈께....................................."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왔다. 드디어 내일이면 끝장을 보러 가는구나. 또다시 초저녁부터 어제 마셨던 그 호프집에서 술타령이다. 이 정도의 망설임과 갈등이라. 나같은 쓰레기 잡범도
그 잘난 애국심이란게 있긴 있었나 보다.
"대~한민국... 짜짜짝... 짝짝... 씨이발........................................."
[벌컥!!벌컥!!벌컥!! 탁!!!!]
"씨발... 여기 술 더 달라니까!!!!!....................................."
"아니... 오빠는 왜 어제부터... 욕은 하고 지랄이야?????... 보자보자 하니까 열받네??.................................."
"뭐이... 씨발년아?????... 지랄??????... 이런 좃곁은 년이..............................."
"이 새끼가... 이게 나이도 한참 어린새끼가 엇다대고... 욕찌거리야!!... 너같은 새끼한테 술 안팔어... 당장 나가 새끼야..... 안나가!!!!!............................"
"씨발년... 알았다 이년아... 니미 뽕이다... 좃같은 나라... 씨발꺼...................................."
집안에 들어서자 [요오꼬]가 일어나 다가온다.
"좃같은 대한민국... 씨발... 이참에 아주 뒈져 버리도록... 내가 처참하게 박아줄께... 씨발... 대신 니년꺼에 다가도 내가 박아줘야겠다... 일루와!!!........................"
"희준상........................................."
"벗어... 이 쪽빠리 년아... 빨리 벗어!!..........................................."
"희준상................................."
다짜고짜 [요오꼬]의 옷을 벗기려 든다. [짜악]!!!!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요오꼬]의 일격에 볼따구가 얼얼했다.
"이 씨발년이... 니가 야쿠쟈면 다야??... 이게 어디서 손찌검이야??..................................."
[짜악]!!! [요오꼬]에게 귀쌰데기를 날려버렸다. 뒤로 벌러덩 나자빠진다. 입술이 터진거 같다.
"흑흑... 희준상.................................."
"벗어... 이 쪽빠리년아... 니들 원하는대로 다 해주잖아... 이 씨발년아... 대신 니 보지에다 내 말뚝 박는거는 왜 안돼???... 엉??????... 이 좃같은년... 이리와!!...................."
"흑흑흑... 희준상... 흑...... 흑... 흑................................................."
[퍽..퍽..퍽..퍽...퍽..퍽..퍽...]
"씨발... 나는 이제... 좃같은 놈이 된거니까... 좃도... 씨발......................................."
새벽이다. 아주 심한 갈증에 눈이 떠졌다. [요오꼬]가 내 옆에 잠들어 있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서 벌컥벌컥 마셨다. 깨끗한 냉장고 안 반찬냄새도 안난다. 그러고 보니 어제 내가
그 난장을 부렸는데도 나에게 거의 반강제로 겁탈을 당했는데도 그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옷가지며 뭐며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있다. 어제 내가 너무 심했구나. 정말 미안하네. 태어나서
여자한테 손찌검을 한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아무리 쓰레기 인생이었어도 남에게 해꼬지를 하거나 손찌검을 한적은 특히 여자에게는 한번도 없었다.
옆에 다가가서 잠든 [요오꼬]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어제 [종필]이 형의 말로는 [요오꼬]는 지금 조직간의 큰 싸움으로 일본에 갈수도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이번사건으로 결코 안전하지도 못한다고 한다. 그래 내가 말뚝 박고 와서 너가 나한테 헌신한 만큼 너만은 내가 책임져 줄께. 니가 만약 나를 받아준다면 어차피
나는 조국을 등처먹는 쓰레기일 뿐이다. 하지만 나에게 저렇게까지 헌신하는 불쌍한 여자에게까지 쓰레기취급 당하기는 싫었다.
그래 우리나라가 어떤나란데 나같은 쓰레기가 말뚝 몇개 박았다고 해도 결코 잘못되거나 그러지는 않을꺼야. 이제는 내가 저지르는 엄청난 민족의 만행앞에 이런 파렴치한 자가당착적
합리화 까지 내세워가며 스스로를 위로하려 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한결 더 가벼워졌다. 서둘러 옷가지를 챙겨 입고서 배낭을 둘러매고 나왔다. [종필]이 형을
만나기엔 이른시간이지만 [요오꼬]가 깨어나면 어제일로 얼굴을 못들을꺼 같아 그냥 일찍 빠져나오기로 한것이다.
2시간을 집 앞 큰 길가에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어느새 어둠이 가라앉고 해가 떠올라 있다. 새 담배 한갑을 다 피운거다. 오함마 질을 수도 없이 했던 내 오른손이 나도 모르게
떨리고 있다. 출근하는 사람들 수가 많아졌다. 다들 엄청나게 바쁘게 살아만 가는 아무 죄없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배낭에서 다시 담배 한갑을 꺼내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문다.
[띠리리리....] [요오꼬] 전화다.
"어... 요오꼬상................................."
"희준상... 언제 가셨스므니까......................................"
"미안해... 요오꼬................................"
"흑흑....................................... "
"요오꼬... 정말 미안해요.................................."
"흑흑... 괜찮스므니다... 희준상... 무사히 돌아와주시겠스므니까??..................................."
"그래요... 약속할께요... 끊어요... 요오꼬..................................."
".................................."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흐른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머릿수가 절정을 이룬다. 담배 한갑이 또다시 없어졌다. 버스정류장이 잠잠해진다. 저멀리 [종필]이 형의 무쏘가 보인다. 조수석에
힘없이 올라탔다.
"희준아... 씨발... 마지막이다... 뭐가 진실이건 간에... 그냥... 우리는 우리일만 하자............................"
"그래... 형... 맘 궂혔어......................................."
"렛츠고????........................................"
"고...................................."
무쏘가 출발했다. 해가 떠오르던 방향이다. 고속도로에 이른다. 서로 한마디 말도 없다. 영동고속도로 이제 2시간후면 충북단양 우리의 마지막 행선지이다. 11번과 12번의 마지막
쇠말뚝이다. 가장 긴 말뚝이다. 굵기도 굵다. [소백산 국립공원] 이윽고 충북 단양의 우리의 최종 목표지에 도달했다. 깎아지는 깊은 산세를 향해 등산로를 걷기 시작한다. 아까부터
[종필]이 형과 나는 서로 아무말이 없이 걷기만 한다. 도솔봉 1300m 백두대간의 지류에 속하는 이곳에 11번의 말뚝과 12번의 말뚝을 박음으로써 우리의 모든 임무는 끝이난다.
민족의 정기를 차단하고 그 중요한 혈에 무식한 일본놈들의 쇠말뚝질이라니 갑자기 등반하던 발길이 멈춰졌다. [종필]이 형이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희준아... 뭐해???........................................."
"형... 우리 이러지 말고... 3억씩은 받은거니까... 그냥 도망가자.............................."
"너... 아까 마음 굳혔다고 했잖아??................................."
"모르겠어... 씨발... 분명히 우리는 못된 짓을 하는거 맞잖아...................................."
"아니라니까... 확실히 모르는거야... 윤선생 말이 맞는지 누가 알겠냐???........................."
"요오꼬에게 들었어... 확실하게... 야쿠쟈놈들이 시킨거 맞대.................................."
"너가 안하면 나 혼자라도 할꺼야................................"
"형............................................"
"장비하고 사진들... 지도랑... 니가 가지고 있는거 다 내놔......................................"
"형.........................................."
"너랑 나랑 쌩고생하면서 손에 물집 잡히고 굳은살 배기면서 여기까지 왔어... 이제와서 뭘 어쩔려고 그래???... 니말이 맞다고 쳐!!... 좃도 중요한 혈자리에다 우리가 몹쓸짓 한거야...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2개 안박는다고 그전에 저질러놓은 짓... 그게 없어지는것도 아니잖아???...................................."
"씨발..........................................."
그렇게 말다툼을 벌이다가도 다시 갈길을 향하고 있다. 등산로를 벗어나 GPS좌표계를 따라 험준한 골짜기를 지나고 바위를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험준한 산행길임에는 틀림없다. 나와
[종필]이 형의 무거운 심정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나 보다. 7시간에 걸친 사투끝에 목적지에 다다른다. 이제는 준 전문가가 되어서인지 목적지에 다다라 주변의 산세를 한번 주욱..
훑어보고 대충 말뚝박는 곳의 위치를 어림잡고 그곳에 가보면 여지없이 사진과 같은 장소를 찾게 되었다. 11번과 12번의 장소는 불과 100M 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다. 앞으로 서너시간이면 2개의 말뚝박기를 끝내고 모든 임무가 완성되고야 만다.
"꽉 잡어..........................................."
"응.............................................."
[쩡!!!......쩡!!!......쩡!!!......쩡!!!......쩡!!!......쩡!!!......] 깊은 산골짜기로 쇠말뚝을 꽂아 넣는 울림이 메아리쳐 되돌아 온다. [쩡!!!......쩡!!!......쩡!!!......쩡!!!......쩡!!!......쩡!!!......]
그렇게 1시간이 넘는 말뚝질로 11번의 말뚝이 다 박혔다. 12번의 말뚝으로 이동중에 어둠속에서 발을 헛디뎌 10M의 비탈길로 굴러떨어졌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희준아... 괜찮아???.............................................."
"어... 나... 괜찮어... 올라갈께................................"
그때 였다. 자세히 보니 내 앞에 동굴이 보인다. 랜턴을 비쳐보니 입구는 좁지만 안에는 비교적 넓은 공간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동굴 입구에서 바람이 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일대가 석회동굴이 많다보니 이런 자연동굴을 많이 있을것이다. 서둘러 12번의 말뚝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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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준상... 더... 주무세요...................................."
"아녀요... 푹 잤어요...................................."
"희준상... 북어국 끓여놨스므니다........................................."
"요오꼬씨... 그런 요리도 할줄 알아요??..................................."
"요리책보고 배웠스므니다..................................."
[요오꼬]가 가리키는 하얀 손 끝에는 일본어로 된 한국요리 번역책이 꽂아져 있다. 아침식사를 [요오꼬]와 함께 하는데 [요오꼬]가 슬쩍 어젯밤의 말을 꺼낸다.
"저... 희준상... 지금 하시는 일 끝나며는 다 얘기하겠스므니다............................"
"지금 얘기해주면... 뭐가 덧나는거에요??......................................"
"지끔은... 얘기 못하므니다..............................."
".........................................."
"딱 한가지만 물어볼께요......................................"
"하이.................................................."
"말뚝 박는거 [윤선생]한테... 시킨거 당신들 야쿠자가 맞죠???"
"저...희준상.."
"대답을 해보세요.. 속시원하게.. 어차피.. 나같은 쓰레기는 그딴거 안따질꺼에요...................................."
"하이... 그렇스므니다...................................."
"그렇네... 역시... 야쿠자들이 시켜서 한거네..................................."
"저... 희준상... 야쿠자와 희준상 알고있는 그 야쿠자노 아니므니다........................................."
"야쿠자가 야쿠자지.... 아니... 됐어요... 그만... 이얘긴 이제 그만............................."
".............................................."
"씨발... 좃또... 마테쿠다사이다... 쪽빠리고 뭐고 간에... 돈이나 벌고 말자............................"
".................................................."
"요오꼬상......................................... "
"하이..................................."
"나... 이 일 끝나면 아예 일본으로 데려다 줄래요????..................................."
"혼또 데쓰까?????..................................."
"아니 됐어요... 됐어... 부담은 주지 말아야지... 명색이 야쿠자 간부인데..............................."
"희준상....???............................................."
그날 오후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종필]이 형과 늙은여우 [윤선생]을 만났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눌러쓴 중절모에 하얀 도포를 걸친 가증스러운 [윤선생]을 만나니 그 면상에 있는
힘껏 무게를 실어서 주먹을 꽂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하... 하여간 자네들이 정말 수고가 많네..................................."
"이제... 단양에 두개 남았어요........................................."
"그래... 그 혈이 가장 중요한 혈일세... 내가 지금 나서지 못하는 신세라 당분간은 더 은둔을 해야 하니... 자네들이 더 힘을 써 주게나........................"
"그래야죠... 손바닥 보세요... 처음엔 물집이더니... 이제는 아예 굳은살이에요................................."
"그래그래... 참... 희준이 자네는 요오꼬를 보살피느라 더 수고가 많겠구만............................"
"수고는요... 그냥 그렇지요... 까짓꺼... 일본년 하나 데리고 있는거 뭐......................................."
"안그래도 우리 재단에서도 요오꼬의 신변안전을 위해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하고 있으니... 불편하더라도 조금 참게나................................"
"하이고... 선생님 그럴필요 없어요... 저새끼 좋아 죽어요...................................."
"하하... 그런가??... 어쩐지 요오꼬상도 궂이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라니까... 하하...................................."
"거... 그 일본년은 제가 확실하게 맛을 보여줬거든요???????................................."
"흐음...... 거... 말이 좀 그렇구만................................."
"야... 새끼야... 너 또 왜그래????................................."
"좃또... 일본년 데려다가 살고... 일본 야쿠자새끼들 돈도 좀 만지고... 다 좋은거죠... 뭐... 아닌가요??........................................."
"지금... 자네가 데리고 있는 여자는 보통 일본인이 아닐세!!......................................."
"알아요... 뭐... 야쿠자간부에다 동경지부인지... 뭔지... 깡패 오야붕 깔따구 되는거 같던데..................................."
"나중에 차차 알게 될걸세... 흐음.........................................."
"나중에요???... 우리나라 혈이 다 눌려서... 나라 다 망하구요????.................................."
"아니... 이사람이... 지금?????... 도대체 무슨소리 하는건가??????..................................."
"야!!!... 너 또 왜그래???... 윤선생님이 아니라잖아... 임마!!!..................................."
"솔직히... 상관없어요... 난 돈만 받으면 그만이니까... 걱정마세요... 선생님... 나머지 두개도 확실히 박아드릴테니까...................................."
"허허... 이것 참...... 자네는 말이야... 민족을 치료하는거야!!... 이 사람아!!... 그렇게 내 말을 못믿겠나!!!!............................."
"하하... 됐습니다... 아무 상관없거든요... 어차피 내일 가서 며칠이면 두개 다 끝장 보니까... 돈이나 잘... 준비해 주십시오..........................."
"끄응..................................."
"선생님 괜찮으세요??????... 너 이새끼... 너... 지금... 빨리 사과 안드려????.................................."
"심기를 건드려서 미안해요... 선생님... 형... 나 지금 나갈께....................................."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왔다. 드디어 내일이면 끝장을 보러 가는구나. 또다시 초저녁부터 어제 마셨던 그 호프집에서 술타령이다. 이 정도의 망설임과 갈등이라. 나같은 쓰레기 잡범도
그 잘난 애국심이란게 있긴 있었나 보다.
"대~한민국... 짜짜짝... 짝짝... 씨이발........................................."
[벌컥!!벌컥!!벌컥!! 탁!!!!]
"씨발... 여기 술 더 달라니까!!!!!....................................."
"아니... 오빠는 왜 어제부터... 욕은 하고 지랄이야?????... 보자보자 하니까 열받네??.................................."
"뭐이... 씨발년아?????... 지랄??????... 이런 좃곁은 년이..............................."
"이 새끼가... 이게 나이도 한참 어린새끼가 엇다대고... 욕찌거리야!!... 너같은 새끼한테 술 안팔어... 당장 나가 새끼야..... 안나가!!!!!............................"
"씨발년... 알았다 이년아... 니미 뽕이다... 좃같은 나라... 씨발꺼...................................."
집안에 들어서자 [요오꼬]가 일어나 다가온다.
"좃같은 대한민국... 씨발... 이참에 아주 뒈져 버리도록... 내가 처참하게 박아줄께... 씨발... 대신 니년꺼에 다가도 내가 박아줘야겠다... 일루와!!!........................"
"희준상........................................."
"벗어... 이 쪽빠리 년아... 빨리 벗어!!..........................................."
"희준상................................."
다짜고짜 [요오꼬]의 옷을 벗기려 든다. [짜악]!!!!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요오꼬]의 일격에 볼따구가 얼얼했다.
"이 씨발년이... 니가 야쿠쟈면 다야??... 이게 어디서 손찌검이야??..................................."
[짜악]!!! [요오꼬]에게 귀쌰데기를 날려버렸다. 뒤로 벌러덩 나자빠진다. 입술이 터진거 같다.
"흑흑... 희준상.................................."
"벗어... 이 쪽빠리년아... 니들 원하는대로 다 해주잖아... 이 씨발년아... 대신 니 보지에다 내 말뚝 박는거는 왜 안돼???... 엉??????... 이 좃같은년... 이리와!!...................."
"흑흑흑... 희준상... 흑...... 흑... 흑................................................."
[퍽..퍽..퍽..퍽...퍽..퍽..퍽...]
"씨발... 나는 이제... 좃같은 놈이 된거니까... 좃도... 씨발......................................."
새벽이다. 아주 심한 갈증에 눈이 떠졌다. [요오꼬]가 내 옆에 잠들어 있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서 벌컥벌컥 마셨다. 깨끗한 냉장고 안 반찬냄새도 안난다. 그러고 보니 어제 내가
그 난장을 부렸는데도 나에게 거의 반강제로 겁탈을 당했는데도 그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옷가지며 뭐며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있다. 어제 내가 너무 심했구나. 정말 미안하네. 태어나서
여자한테 손찌검을 한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아무리 쓰레기 인생이었어도 남에게 해꼬지를 하거나 손찌검을 한적은 특히 여자에게는 한번도 없었다.
옆에 다가가서 잠든 [요오꼬]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어제 [종필]이 형의 말로는 [요오꼬]는 지금 조직간의 큰 싸움으로 일본에 갈수도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이번사건으로 결코 안전하지도 못한다고 한다. 그래 내가 말뚝 박고 와서 너가 나한테 헌신한 만큼 너만은 내가 책임져 줄께. 니가 만약 나를 받아준다면 어차피
나는 조국을 등처먹는 쓰레기일 뿐이다. 하지만 나에게 저렇게까지 헌신하는 불쌍한 여자에게까지 쓰레기취급 당하기는 싫었다.
그래 우리나라가 어떤나란데 나같은 쓰레기가 말뚝 몇개 박았다고 해도 결코 잘못되거나 그러지는 않을꺼야. 이제는 내가 저지르는 엄청난 민족의 만행앞에 이런 파렴치한 자가당착적
합리화 까지 내세워가며 스스로를 위로하려 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한결 더 가벼워졌다. 서둘러 옷가지를 챙겨 입고서 배낭을 둘러매고 나왔다. [종필]이 형을
만나기엔 이른시간이지만 [요오꼬]가 깨어나면 어제일로 얼굴을 못들을꺼 같아 그냥 일찍 빠져나오기로 한것이다.
2시간을 집 앞 큰 길가에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어느새 어둠이 가라앉고 해가 떠올라 있다. 새 담배 한갑을 다 피운거다. 오함마 질을 수도 없이 했던 내 오른손이 나도 모르게
떨리고 있다. 출근하는 사람들 수가 많아졌다. 다들 엄청나게 바쁘게 살아만 가는 아무 죄없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배낭에서 다시 담배 한갑을 꺼내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문다.
[띠리리리....] [요오꼬] 전화다.
"어... 요오꼬상................................."
"희준상... 언제 가셨스므니까......................................"
"미안해... 요오꼬................................"
"흑흑....................................... "
"요오꼬... 정말 미안해요.................................."
"흑흑... 괜찮스므니다... 희준상... 무사히 돌아와주시겠스므니까??..................................."
"그래요... 약속할께요... 끊어요... 요오꼬..................................."
".................................."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흐른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머릿수가 절정을 이룬다. 담배 한갑이 또다시 없어졌다. 버스정류장이 잠잠해진다. 저멀리 [종필]이 형의 무쏘가 보인다. 조수석에
힘없이 올라탔다.
"희준아... 씨발... 마지막이다... 뭐가 진실이건 간에... 그냥... 우리는 우리일만 하자............................"
"그래... 형... 맘 궂혔어......................................."
"렛츠고????........................................"
"고...................................."
무쏘가 출발했다. 해가 떠오르던 방향이다. 고속도로에 이른다. 서로 한마디 말도 없다. 영동고속도로 이제 2시간후면 충북단양 우리의 마지막 행선지이다. 11번과 12번의 마지막
쇠말뚝이다. 가장 긴 말뚝이다. 굵기도 굵다. [소백산 국립공원] 이윽고 충북 단양의 우리의 최종 목표지에 도달했다. 깎아지는 깊은 산세를 향해 등산로를 걷기 시작한다. 아까부터
[종필]이 형과 나는 서로 아무말이 없이 걷기만 한다. 도솔봉 1300m 백두대간의 지류에 속하는 이곳에 11번의 말뚝과 12번의 말뚝을 박음으로써 우리의 모든 임무는 끝이난다.
민족의 정기를 차단하고 그 중요한 혈에 무식한 일본놈들의 쇠말뚝질이라니 갑자기 등반하던 발길이 멈춰졌다. [종필]이 형이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희준아... 뭐해???........................................."
"형... 우리 이러지 말고... 3억씩은 받은거니까... 그냥 도망가자.............................."
"너... 아까 마음 굳혔다고 했잖아??................................."
"모르겠어... 씨발... 분명히 우리는 못된 짓을 하는거 맞잖아...................................."
"아니라니까... 확실히 모르는거야... 윤선생 말이 맞는지 누가 알겠냐???........................."
"요오꼬에게 들었어... 확실하게... 야쿠쟈놈들이 시킨거 맞대.................................."
"너가 안하면 나 혼자라도 할꺼야................................"
"형............................................"
"장비하고 사진들... 지도랑... 니가 가지고 있는거 다 내놔......................................"
"형.........................................."
"너랑 나랑 쌩고생하면서 손에 물집 잡히고 굳은살 배기면서 여기까지 왔어... 이제와서 뭘 어쩔려고 그래???... 니말이 맞다고 쳐!!... 좃도 중요한 혈자리에다 우리가 몹쓸짓 한거야...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2개 안박는다고 그전에 저질러놓은 짓... 그게 없어지는것도 아니잖아???...................................."
"씨발..........................................."
그렇게 말다툼을 벌이다가도 다시 갈길을 향하고 있다. 등산로를 벗어나 GPS좌표계를 따라 험준한 골짜기를 지나고 바위를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험준한 산행길임에는 틀림없다. 나와
[종필]이 형의 무거운 심정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나 보다. 7시간에 걸친 사투끝에 목적지에 다다른다. 이제는 준 전문가가 되어서인지 목적지에 다다라 주변의 산세를 한번 주욱..
훑어보고 대충 말뚝박는 곳의 위치를 어림잡고 그곳에 가보면 여지없이 사진과 같은 장소를 찾게 되었다. 11번과 12번의 장소는 불과 100M 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다. 앞으로 서너시간이면 2개의 말뚝박기를 끝내고 모든 임무가 완성되고야 만다.
"꽉 잡어..........................................."
"응.............................................."
[쩡!!!......쩡!!!......쩡!!!......쩡!!!......쩡!!!......쩡!!!......] 깊은 산골짜기로 쇠말뚝을 꽂아 넣는 울림이 메아리쳐 되돌아 온다. [쩡!!!......쩡!!!......쩡!!!......쩡!!!......쩡!!!......쩡!!!......]
그렇게 1시간이 넘는 말뚝질로 11번의 말뚝이 다 박혔다. 12번의 말뚝으로 이동중에 어둠속에서 발을 헛디뎌 10M의 비탈길로 굴러떨어졌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희준아... 괜찮아???.............................................."
"어... 나... 괜찮어... 올라갈께................................"
그때 였다. 자세히 보니 내 앞에 동굴이 보인다. 랜턴을 비쳐보니 입구는 좁지만 안에는 비교적 넓은 공간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동굴 입구에서 바람이 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일대가 석회동굴이 많다보니 이런 자연동굴을 많이 있을것이다. 서둘러 12번의 말뚝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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