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데? -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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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철이 경철이도 현정이와 뻘쭘하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현정이의 상태가 이럴 것을 미리 예상했었으므로 이 자리에 나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렇지만 진우가 혼자서는 나가기 싫다면서 집요하게 졸라대는 통에 그와 같이 나오기는 했다. 그런데 이렇게 둘이서만 남은 이런 상황에서 그는 막막했다. 경철 : 우리도 이만 일어서자. 현정 : 영화 말고는 별 볼일 없나? 경철 : 글쎄. ... 아이쇼핑? 현정 : 걷는 것은 쫌 .... 둘은 밖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막상 갈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들은 혜화동 로터리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올라갔다. 이제는 나무들마다 잎이 무성해져서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저 나뭇잎들 사이로 쏟아져내리는 가로등의 불빛도 다른 때와는 달리 오늘은 현정이의 눈에 낭만적인 것으로 보였다.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한움쿰씩 몰려서 웅성거리고 또 시끌벅적한 곳도 있었다. 현정 : 좋네 경철 : 뭐가? 현정 : 나 혼자서 여기 갈때는 항상 빨리 걸어서 집으로 갔었는데 경철 : 빨리 걸을 때가 있었으면 천천히 걸을 때도 있어야지. 현정 : 바쁘니까 ... 마음도 각박해지고. 혼자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것도 쫌 아니쟈나? 경철 : 그럼 오늘은 이렇게 내가 있으니까? 현정이는 마치 저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처럼 언제나 이 길을 시간에 쪼들린채로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면서 걸었었다. 그런데 오늘처럼 이렇게 진우랑 같이 여기 저기를 기웃거려가면서 천천히 걷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이것은 현정이 혼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까 보이지 않던 것과 느끼지 못하던 것들이 눈에 보이고 또 마음에 와서 닿을 정도로 느껴진다. 아니면 혹시 옆에 남자가 있어서 그런건가? 오늘은 월급도 들어왔고.... 참으로 뿌듯함이 느껴지는 날이다. 현정 : 뭐 하나 물어봐도 돼? 경철 : 뭐? 현정 : 혹시 알바하니? 경철 : 지금 당장은 안하는데 곧 시작할 것 같아. .. 왜? 현정 : 네가 알바를 안하면 내 입장을 모를 것 같아서. 경철 : 엄마가 새벽에 나가서 밤에 집에 오면 퍼지는 것을 자주 봤거든. 현정 : 방학 때면 시간이 좀 괜찮아질까? 경철 : 힘내 .... 이제 두달이야. 현정 : 고마워 .... 한달은 또 시험때문에 정신이 없겠고. 경철이는 현정이랑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경철이는 혜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겠다고 했다. 현정이는 그를 따라서 계단으로 내려가서 그를 배웅해주었다. 현정 : 오늘 미안해. 경철 : 그런 생각은 하지 마. 현정 : 다음 부터는 내가 시간이나 마음에 여유가 없는 날은 미리 말할께. 경철 : 오늘은 나름 괜찮았던 것 같은데? 현정 : 영화보러 같이 못갔쟎아? 경철 : 마음에 두지 말아요. .. 솔직히 영화는 나도 쫌 별로야. 현정이와 경철이는 대학은 다르지만 같은 건축과에 다닌다. 경철이는 진우와 같은 건물에 있는 오피스텔에서살고 있다고들었다.. 그 오피스텔은 동대문 근처의 장충동에 있다고 했다. 현정이는 오늘 나와준 경철이에게 미안했고 또 고마웠다. 오늘 일요일에 만나서 한 것이라고는 피자를 같이 나누어 먹은 것이 전부였다. 나중에 30 분 정도 대학로를 산책하면서 그는 전혀 기분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현정이를 안심시키고 또 위로까지도 했다. 집에 도착한 현정이는 경철이에게 카톡을 보내놓았다. [현정톡] : 잘 들어갔어? 그리고나서 현정이도 씻고 자리에 누웠는데 갑자기 잠이 쏟아져왔다. 그렇지만 잠들기 전에 경철이랑 카톡으로 몇마디 주고받고 싶었다. 어차피 수경이는 늦을 것이니까. 현정이가 경철이에게 보낸 카톡에 대하여 답장을 기다렸지만 경철이로부터는 답장이 없었다. 현정이는 듣던 음악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 CD의 마지막 곡이 끝나면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다. 현정이가 보기에 시크릿가든은 바이얼린과 피아노의 환상적인 조합인 것 같았다. 이글의 주 멤버는 <피오뉼라 셰리(Fionnuala Sherry)> 와 <롤프 뢰블란 (Rolf Løvland)> 이다. 아일랜드 여자 피오뉼라는 바이얼린을 연주하고, 또 노르웨이 남자인 롤프는 작곡을 하고 그리고 직접 피아노까지 연주한다. 현정이 혼자서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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